9일 정부 재정전략회의에서 재정 건전성이 핵심 화두가 된 것은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확장적 재정으로 악화된 재정 상태를 원상복구시켜야 하는 것이 최대 과제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는 만큼 2008년말부터 넓게 펼쳤던 재정 안전망을 정상화하고 재정균형으로 나아갈 필요성이 커졌다는 상황인식에 따른 것이다.그리스에서 발병한 재정난이 남유럽으로 전염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내년 예산은 물론 2014년까지 중기 재정전략의 방향은 건전성 회복에 맞춰지는 분위기다.재정부문 출구전략이 본격 가동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유사예산의 중복 편성과 낭비 요인을 없애고 철저한 성과관리를 통해 효율성을 높이는 것도 당면과제로 제시됐다.
◇“재정 건전성 관심 둬야 할 때 됐다”
이번 회의는 대통령 주재로 중기 재정운용계획의 밑그림을 짜는 연례회의다.이를 토대로 정부는 분야별 논의를 거쳐 2010~2014년 한국경제의 전망과 더불어 재원배분계획을 9월까지 만들게 된다.이 계획은 한국경제의 중기 나침반 역할을 한다.
예고된 대로 회의의 핵심 화두는 재정 건전성이 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우리가 세계에서 비교적 재정관리를 잘해왔다고 생각하고 재정 면에서 아직 건강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지금부터 경제를 살리기 위한 적절한 재정지출을 해야 하지만 재정 건전성도 관심을 둬야 할 때가 됐다.”라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보다 건강한 상태인 만큼 적절한 재정지출을 하면서도 건전성을 위한 고삐도 죄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 우리나라의 통합재정수지는 지난해 17조6천억원 적자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1.7%였다.애초 예상했던 -2.1%보다 괜찮은 성적이며 미국(-11.4%),영국(-11.2%) 등 선진국보다 건전한 편이다.
국가채무도 359조6천억원으로 GDP 대비 33.8% 수준이다.올해 전망치도 애초에는 407조1천억원이었지만 작년말 기준 채무가 전망보다 6조4천억원 줄어든 점 등을 감안할 때 390조원대로 축소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처럼 다른 나라보다는 나은 편이지만 지난 2년간 위기 극복 과정에서 재정지출의 역할이 커지면서 국가채무는 2008년 308조3천억원에서 크게 늘어났다.
이런 상황 때문에 내년부터는 재정부문의 출구전략이 본격 가동될 전망이다.
우선 경제위기 과정에서 도입된 한시사업들을 축소하고 지난해에 이어 비과세.감면 조치에 대한 정비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관심사는 정부가 목표로 잡는 재정 균형 시점이다.정부는 위기 과정에서 재정균형 시기를 애초 목표보다 1~2년 늦춘 2013~2014년으로 늦췄지만 2013년까지로 못박을 수 있는지가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정부도 이를 위해 재정규율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예산당국자는 “미국,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재정수지 적자가 커졌기 때문에 페이고(Pay-Go: 지출 상쇄)나 재정책임법을 통과시켜 강력한 건전화 방안을 취하고 있다.”라며 우리 정부도 다양한 재정규율 강화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출 효율화에도 역점
이 대통령은 또 연구개발(R&D) 예산에 대한 개혁 필요성도 강조했다.R&D 예산을 향후 GDP 대비 5%까지 올릴 계획이지만,올리는 것 못지않게 어떻게 효과적으로 쓸 것인지가 중요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는 선택과 집중,효율적인 편성 및 집행 등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이 대통령은 “아직도 예산집행에 있어서 낭비가 많다.비효율적으로 집행되고 있고 때로는 부처 이기주의에 의해 중복되는 게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아울러 예산을 편성할 때부터 효율성에 관심을 둘 것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모든 재정사업을 제로베이스에서 전면 재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기획-편성-집행-평가 등 모든 단계에서 지출 효율화를 도모하면서 신규사업을 요구할 때는 원칙적으로 세입증대 방안이나 지출한도 내에서 기존사업의 감축방안을 내놓는 방안도 추진된다.
연간 500억원,총지출 2천억원 이상이 들어가는 중장기계획에 대해서는 사전 협의를 의무화하는 것이나 보조금에 일몰제가 적용되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성과관리도 강화해 성과관리평가에서 ‘미흡’ 등급이 나온 사업은 수정평가를 통해 등급 개선이 없을 경우 3년 연속 10% 이상 삭감원칙을 적용하고 ‘매우 미흡’ 등급에 대해선 상황에 따라 사업폐지까지 검토된다.
이런 방향은 이미 2011년도 예산안 편성지침에도 그대로 녹아 있다.
아울러 이번 회의에서는 공기업 채무관리방안을 논의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국제기준상 국가채무에 포함되지는 않지만 지난해 23개 공기업의 총부채는 213조2천억원으로 전년보다 36조1천억원(20.4%) 증가했다.
공기업 부채가 장차 정부에게 간접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은 만큼 이날 회의에서도 다양한 관리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이와 관련,주요 30여개 기관을 대상으로 부채규모와 증가원인 등에 대한 평가를 거쳐 문제가 있는 곳에 대해선 대책을 강구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는 만큼 2008년말부터 넓게 펼쳤던 재정 안전망을 정상화하고 재정균형으로 나아갈 필요성이 커졌다는 상황인식에 따른 것이다.그리스에서 발병한 재정난이 남유럽으로 전염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내년 예산은 물론 2014년까지 중기 재정전략의 방향은 건전성 회복에 맞춰지는 분위기다.재정부문 출구전략이 본격 가동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유사예산의 중복 편성과 낭비 요인을 없애고 철저한 성과관리를 통해 효율성을 높이는 것도 당면과제로 제시됐다.
◇“재정 건전성 관심 둬야 할 때 됐다”
이번 회의는 대통령 주재로 중기 재정운용계획의 밑그림을 짜는 연례회의다.이를 토대로 정부는 분야별 논의를 거쳐 2010~2014년 한국경제의 전망과 더불어 재원배분계획을 9월까지 만들게 된다.이 계획은 한국경제의 중기 나침반 역할을 한다.
예고된 대로 회의의 핵심 화두는 재정 건전성이 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우리가 세계에서 비교적 재정관리를 잘해왔다고 생각하고 재정 면에서 아직 건강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지금부터 경제를 살리기 위한 적절한 재정지출을 해야 하지만 재정 건전성도 관심을 둬야 할 때가 됐다.”라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보다 건강한 상태인 만큼 적절한 재정지출을 하면서도 건전성을 위한 고삐도 죄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 우리나라의 통합재정수지는 지난해 17조6천억원 적자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1.7%였다.애초 예상했던 -2.1%보다 괜찮은 성적이며 미국(-11.4%),영국(-11.2%) 등 선진국보다 건전한 편이다.
국가채무도 359조6천억원으로 GDP 대비 33.8% 수준이다.올해 전망치도 애초에는 407조1천억원이었지만 작년말 기준 채무가 전망보다 6조4천억원 줄어든 점 등을 감안할 때 390조원대로 축소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처럼 다른 나라보다는 나은 편이지만 지난 2년간 위기 극복 과정에서 재정지출의 역할이 커지면서 국가채무는 2008년 308조3천억원에서 크게 늘어났다.
이런 상황 때문에 내년부터는 재정부문의 출구전략이 본격 가동될 전망이다.
우선 경제위기 과정에서 도입된 한시사업들을 축소하고 지난해에 이어 비과세.감면 조치에 대한 정비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관심사는 정부가 목표로 잡는 재정 균형 시점이다.정부는 위기 과정에서 재정균형 시기를 애초 목표보다 1~2년 늦춘 2013~2014년으로 늦췄지만 2013년까지로 못박을 수 있는지가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정부도 이를 위해 재정규율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예산당국자는 “미국,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재정수지 적자가 커졌기 때문에 페이고(Pay-Go: 지출 상쇄)나 재정책임법을 통과시켜 강력한 건전화 방안을 취하고 있다.”라며 우리 정부도 다양한 재정규율 강화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출 효율화에도 역점
이 대통령은 또 연구개발(R&D) 예산에 대한 개혁 필요성도 강조했다.R&D 예산을 향후 GDP 대비 5%까지 올릴 계획이지만,올리는 것 못지않게 어떻게 효과적으로 쓸 것인지가 중요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는 선택과 집중,효율적인 편성 및 집행 등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이 대통령은 “아직도 예산집행에 있어서 낭비가 많다.비효율적으로 집행되고 있고 때로는 부처 이기주의에 의해 중복되는 게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아울러 예산을 편성할 때부터 효율성에 관심을 둘 것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모든 재정사업을 제로베이스에서 전면 재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기획-편성-집행-평가 등 모든 단계에서 지출 효율화를 도모하면서 신규사업을 요구할 때는 원칙적으로 세입증대 방안이나 지출한도 내에서 기존사업의 감축방안을 내놓는 방안도 추진된다.
연간 500억원,총지출 2천억원 이상이 들어가는 중장기계획에 대해서는 사전 협의를 의무화하는 것이나 보조금에 일몰제가 적용되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성과관리도 강화해 성과관리평가에서 ‘미흡’ 등급이 나온 사업은 수정평가를 통해 등급 개선이 없을 경우 3년 연속 10% 이상 삭감원칙을 적용하고 ‘매우 미흡’ 등급에 대해선 상황에 따라 사업폐지까지 검토된다.
이런 방향은 이미 2011년도 예산안 편성지침에도 그대로 녹아 있다.
아울러 이번 회의에서는 공기업 채무관리방안을 논의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국제기준상 국가채무에 포함되지는 않지만 지난해 23개 공기업의 총부채는 213조2천억원으로 전년보다 36조1천억원(20.4%) 증가했다.
공기업 부채가 장차 정부에게 간접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은 만큼 이날 회의에서도 다양한 관리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이와 관련,주요 30여개 기관을 대상으로 부채규모와 증가원인 등에 대한 평가를 거쳐 문제가 있는 곳에 대해선 대책을 강구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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