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총리후보 청문회 변수될까

박연차, 총리후보 청문회 변수될까

입력 2010-08-17 00:00
수정 2010-08-17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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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이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됨으로써 박 전 회장이 다시금 세간의 시선을 끌게 됐다.

 민주당은 오는 25일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와 박 전 회장의 대질 하에 검찰이 무혐의 처분한 김 후보자의 ‘박연차 게이트’ 관련 의혹을 집중적으로 물고늘어진다는 전략이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지난해 ‘박연차 게이트’ 수사 과정에서 김 후보자가 경남도지사 재직 시절 박 전 회장 측에서 금품을 받은 정황을 포착하고 소환조사까지 했으나 이렇다할 단서를 찾지 못한 채 사건을 종결했다.

 당시 검찰은 김 후보자가 2007년 4월 경남 밀양시에 영어도시를 유치하고자 미국 뉴욕을 방문했을 때 “한인식당 주인 곽모씨를 통해 수만 달러를 건넸다”는 박 전 회장의 진술까지 확보하고 수사에 나섰다.

 하지만 조사 결과 곽씨가 돈을 직접 건넨 것이 아니라 여종업원에게 전달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고,사건의 결정적인 열쇠를 쥔 여종업원의 신병을 확보하지 못해 해당 사건을 내사종결로 마무리했다.

 수사를 담당했던 검찰 관계자는 “같은 식당에서 곽씨를 통해 금품을 전달받은 혐의로 기소됐던 이광재 강원도지사와 서갑원 민주당 의원의 혐의에 무죄가 선고돼 김 후보자의 경우 유죄 선고 가능성이 더 희박하다고 봐 내사를 종결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은 청문회에서 박 전 회장에게서 금품을 건넨 정황에 대한 진술을 직접 이끌어냄으로써 김 후보자의 관련 의혹을 집중 부각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검찰의 불충분한 수사로 의혹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음을 강조하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야당이 국회 인사청문특위를 통해 박 전 회장 외에 대검 중수부장으로 ‘박연차 게이트’ 수사를 지휘했던 이인규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와 당시 대검 중수1과장이었던 우병우 대검 수사기획관도 증인으로 채택한 점은 이런 예상을 뒷받침한다.

 하지만 박 전 회장의 입에서 새로운 진술이 나오지 않거나,야당에서 상황을 뒤바꿀만한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는 한 검찰이 내린 기존의 결론을 뛰어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실제로 검찰은 김 후보자 관련 내사는 정당한 절차를 거쳐 무혐의 처리됐고 다른 논란이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박 전 회장이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실제로 청문회장에 모습을 나타낼지도 미지수다.국회 기획재정위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태광실업 세무조사와 관련해 박 전 회장을 증인으로 불렀지만 불참한 바 있다.

 박 전 회장은 정·관계에 수십억원의 금품을 뿌리고 수백억원의 세금을 탈루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6월,벌금 300억원,항소심에서 징역 2년6월에 벌금 300억원을 선고받고 상고했으며,지병을 이유로 보석허가를 받아 현재 서울 삼성병원에 입원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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