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제창의원 “檢 삭제기 존재 은폐”
민간인 불법사찰 파문을 일으킨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지난해부터 하드디스크 영구파괴 장비인 ‘디가우저’를 사용해 수십만건의 사찰 문건을 삭제하고 검찰이 수사과정에서 디가우저의 존재를 알고도 묵인·은폐했다는 주장이 8일 제기됐다.국회 정무위 소속 민주당 우제창 의원은 국회에서 브리핑을 갖고 “총리실이 2006년 5월 25일 K사로부터 1672만원에 디가우저를 구입했으며 사찰 업무가 본격화된 2009년부터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우 의원이 입수해 공개한 ‘디가우저 사용일지(하드디스크 불용처리 관리대장)’에 따르면 2009년 7월 8일 23건, 같은 해 8월 5일 10건, 그리고 지난 8월 11일 21건 등의 삭제 기록이 있으며 총 삭제용량은 4894.9기가바이트(GB)이다.
지난해 8월 5일과 올해 8월 11일 사이의 삭제번호 34∼47번에 해당하는 14건의 파일은 구체적 삭제 기록이 공란으로 돼 있다.
우 의원은 “지원관실은 디가우저를 이용해 한 번에 적게는 40GB에서 많게는 160GB 분량을 삭제했으며 이에 비춰 삭제된 파일은 최소 수십만건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우 의원이 “특히 지원관실이 검찰의 압수수색이 임박한 지난 7월쯤 급박하게 디가우저를 사용한 뒤 관리대장 기록을 고의적으로 삭제한 것으로 보인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총리실은 “오래된 컴퓨터를 폐기할 때 자료의 외부 유출을 막기 위해서 사용하고 있으며 2008년 이전 기록은 2월 총리실 총무과에서 발생한 화재로 소실됐다.”면서 “몇 건의 데이트가 폐기됐는지는 알 수 없으며 검찰에 8월 18일 장비를 제출했고 30일에 회수해 갔다.”고 해명했다.
유지혜·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2010-11-0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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