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風’ 파장속 예산안 부실심사 우려

‘北風’ 파장속 예산안 부실심사 우려

입력 2010-11-28 00:00
수정 2010-11-28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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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 예산안에 대한 국회의 심의는 내주시간표대로라면 막바지 단계로 접어든다.

 국회 예결위는 29∼30일 비경제부처 부별심사가 끝나는대로 12월2∼5일 예산안의 증액.삭감 규모를 결정하는 계수조정소위를 거쳐 6일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예산안을 처리할 계획이다.

 그러나 민주당이 4대강 예산의 대폭 감축을 주장하며 한나라당의 ‘강행 모드’에 제동을 걸고 있는데다,국회 상임위 14곳 중 5곳만이 예산안을 의결해 예결위로 넘기는 등 ‘거북이 걸음’이 계속되고 있어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4대강 사업 줄다리기=2일부터 예산심사의 마지막 관문격인 예결위 계수조정소위가 가동되면 여야의 4대강 격돌은 피할 수 없는 국면에 다다른다고 볼수 있다.

 민주당은 내년도 4대강 예산 9조여원 중 70%를 삭감해 민생.국방예산으로 돌리자는 주장이지만 한나라당은 수천억원 정도라면 몰라도 70%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펄쩍 뛰고 있다.

 민주당은 또 수자원공사의 4대강 예산에 대한 국회 심의도 요구하고 있지만 한나라당은 국회가 손댈 예산이 아니라며 이같은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

 여야의 극심한 입장차 때문에 계수소위가 구성되더라도 야당이 자당의 입장 관철을 위해 의사일정을 지연시키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예결위를 제외한 4대강 관련 상임위에서도 곳곳이 파열음이다.

 국토해양위의 경우,수공 소관 4대강 예산 3조8천억원에 대한 민주당의 국회 심의 요구에 대해 한나라당이 “공기업 예산의 국회 심의는 법위반”이라고 맞서면서 지난주까지 파행을 거듭했다.

 예산안이 전체회의에 상정된 채 아직도 예산심사소위로 넘어가지 못하고 있다.

 국토위는 29일 전체회의를 잡아놓고 여야 간사간 물밑조율을 계속한다는 입장이지만 절충에 대한 기대감은 높지 않다.

 최악의 경우,예산심의 시한을 넘긴다면 정부안이 그대로 예결위로 넘어가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농수산식품위에서는 저수지 둑높이기 사업예산을 놓고 여야가 입씨름 중이다.

 정부가 요구한 내년도 둑 높이기 사업의 예산은 지난해보다 114.7% 증액된 8천730억원이지만,민주당은 이 사업은 4대강에 물을 대주기 위한 사업에 불과한만큼 이중 5천300억여원을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30일 오후 예산결산소위가 다시 열리지만 타결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환경노동위도 29일 예산심사소위를 열어 새해 예산안을 의결한 뒤 30일 전체회의에서 통과시킨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그러나 4대강 관련 예산 등에 대한 여야 이견으로 계획대로 진척될 지 미지수이다.

 4대강 관련 사업예산에 여야가 합의한 상임위는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가 유일하다.

 문방위 예산심사소위는 지난 26일 4대강 유역의 문화관광사업 등을 위한 ‘수변연계 문화관광권 개발’ 예산 56억5천만원을 놓고 여야간 논란을 거듭한 끝에 이중 11억원을 감액,45억5천만원을 의결했다.

 문방위는 예산안을 오는 29일 전체회의로 넘긴 상태이다.

 ◇국방위.정보위 포격 여파로 지연=국방위는 북한의 연평도 무력도발 여파로 예산심사소위의 활동이 지연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합참)과 방위사업청은 지난 25일 ‘서북도서 전력보강 계획’을 통해 정밀유도타격무기 신규배치와 K-9 자주포 배치 등을 위해 약 2천636억원의 예산을 요청했지만 국방위원들이 전력 증강 효과에 대한 구체적 근거자료를 요구하면서 승인이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예산안 의결은 오는 29일이 지나서야 이뤄질 예정이다.

 정보위 예산심사에도 연평도 포격의 불똥이 튀었다.

 정보위는 당초 지난 23일 전체회의를 열어 내년도 예산안을 상정할 계획이었으나 이날 연평도 포격으로 회의가 돌연 중단되면서 상정이 불발,예산안을 아직 소위로 넘기지도 못했다.

 정보위는 내달 1일 전체회의에서 예산안을 상정,본격 심사에 착수할 예정이나 민주당 등 야당이 특수활동비의 대폭 삭감 등을 요구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정쟁 반복,속전속결…상임위별 ‘제각각’=‘불량 상임위’로 낙인 찍힌 교육과학기술위는 여야간 정쟁이 반복되면서 예산심사가 늦어졌다.

 예산소위는 가동되고 있지만 여야가 무상급식 문제 등을 놓고 첨예하게 충돌했기 때문이다.다만 진통 끝에 무상급식 문제는 여야 원내지도부에 ‘거중조정’을 맡기는 쪽으로 일단락이 되면서 오는 29일 전체회의에서 예산안을 처리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

 기획재정위는 기획재정부,국세청 등 소관부처 세출예산안은 지난 26일 처리했지만 세입예산안에 대해선 세법 개정안이 확정되지 않아 아직 의결하지 못했다.

 재정위는 내달 1일 세입예산안을 처리키로 일정을 잡았지만 감세조정 등 세법 개정안을 놓고 여야간 쟁점이 적지 않아 통과가 늦춰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반면 운영위,정무위,외교통상통일위,행정안전위,보건복지위 등 5개 상임위는 예산심사를 완료하고 예산안을 예산결산특위로 넘겼다.

 대포폰.압수수색 정국의 여파로 상임위별 예산심사 착수 자체가 늦어지며 시간 자체가 촉박했던 데다 연평도 포격 이후 상당수 상임위에서 여야가 극단적 충돌을 피하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심도있는 심사는 이뤄지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운영위는 국회의원의 세비 5.1% 인상을 포함,의원들의 승용차 이용 여비 확대,정무위의 해외국감 신설 등 의원들의 편익증대를 내용의 예산안을 여야 이견없이 일사천리로 통과시켜 여론의 눈총을 받기도 했다.

 정무위에서는 야당 의원이 위원장을 맡은 예산소위에서 절반으로 대폭 삭감됐던 국무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실(옛 공직윤리지원관실) 예산이 지난 24일 전체회의에서 뒤집혀 민주당의 퇴장 속에 18.2% 삭감되는 수준에서 의결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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