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김영삼 전 대통령이 재산을 모두 사회에 환원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아직도 거액의 추징금을 내지 않은 전직 국가원수들이 새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6일 서울중앙지검에 따르면 전두환 전 대통령은 1천672억여원,노태우 전 대통령은 284억여원의 추징금을 각각 미납한 상태다.두 사람은 90년대 중반 세상을 놀라게 한 천문학적 비자금 사건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았다.
전 전 대통령은 1996년 뇌물수수와 군 형법상 반란 등의 혐의로 기소돼 무기징역과 함께 2천205억원의 추징금을 선고받았으나 14년 동안 변제한 금액은 전체 추징금의 24%에 해당하는 533억여원에 불과하다.
심지어 전 전 대통령은 2003년 검찰이 재산 내역을 공개해달라는 재산명시 신청을 내자 법정에서 ‘예금통장에 29만원밖에 없다’고 주장해 무성한 뒷말을 낳았다.
그는 또 추징금 시효 만료를 앞둔 지난해 10월11일 ‘강연으로 소득이 발생했다’며 미납액 중 고작 300만원만 검찰에 납부해 ‘꼼수’를 부린 것 아니냐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추징 시효는 선고 뒤 3년으로 만료 전에 한 푼이라도 내면 납부 또는 징수 시점으로부터 3년이 자동 연장되는데,검찰이 시효를 연장하려고 적극적으로 강제 징수조치를 취할 것에 대비해 소액만 낸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던 것.
1997년 2천628억여원의 추징금을 선고받은 노 전 대통령은 전체 금액의 89.2%인 2천344억여원을 납부하거나 징수당하기는 했지만 10년이 넘도록 적지 않은 미납액을 외면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전 전 대통령과 큰 차이가 없다.
작년 7월에는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여사가 모교인 경북여고 역사관 건립기금으로 5천만원을 내놓자 ‘부인의 모교에 기탁할 돈이 있으면 추징금이나 내라’는 시민사회의 비난이 쏟아진 바 있다.
검찰 관계자는 “전 전 대통령 등이 본인 명의의 재산을 가진 게 없어 빼돌린 돈을 찾아야 하는데 추적이 쉽지 않다.포기하지 않고 재산을 추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2009년 이명박 대통령의 재산 기부에 이어 김 전 대통령의 사회 환원 발표까지 나온 마당에 강제징수를 당할 때까지 버티지 말고 지금이라도 추징금 미납액을 스스로 내는 것만이 조금이라도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정신을 지키는 길이라는 목소리가 어느때보다 높다.
연합뉴스
6일 서울중앙지검에 따르면 전두환 전 대통령은 1천672억여원,노태우 전 대통령은 284억여원의 추징금을 각각 미납한 상태다.두 사람은 90년대 중반 세상을 놀라게 한 천문학적 비자금 사건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았다.
문민정부 시절인 1996년 전두환·노태우(앞줄 오른쪽부터) 전 대통령이 재임시 뇌물을 챙긴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전 전 대통령은 1996년 뇌물수수와 군 형법상 반란 등의 혐의로 기소돼 무기징역과 함께 2천205억원의 추징금을 선고받았으나 14년 동안 변제한 금액은 전체 추징금의 24%에 해당하는 533억여원에 불과하다.
심지어 전 전 대통령은 2003년 검찰이 재산 내역을 공개해달라는 재산명시 신청을 내자 법정에서 ‘예금통장에 29만원밖에 없다’고 주장해 무성한 뒷말을 낳았다.
그는 또 추징금 시효 만료를 앞둔 지난해 10월11일 ‘강연으로 소득이 발생했다’며 미납액 중 고작 300만원만 검찰에 납부해 ‘꼼수’를 부린 것 아니냐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추징 시효는 선고 뒤 3년으로 만료 전에 한 푼이라도 내면 납부 또는 징수 시점으로부터 3년이 자동 연장되는데,검찰이 시효를 연장하려고 적극적으로 강제 징수조치를 취할 것에 대비해 소액만 낸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던 것.
1997년 2천628억여원의 추징금을 선고받은 노 전 대통령은 전체 금액의 89.2%인 2천344억여원을 납부하거나 징수당하기는 했지만 10년이 넘도록 적지 않은 미납액을 외면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전 전 대통령과 큰 차이가 없다.
작년 7월에는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여사가 모교인 경북여고 역사관 건립기금으로 5천만원을 내놓자 ‘부인의 모교에 기탁할 돈이 있으면 추징금이나 내라’는 시민사회의 비난이 쏟아진 바 있다.
검찰 관계자는 “전 전 대통령 등이 본인 명의의 재산을 가진 게 없어 빼돌린 돈을 찾아야 하는데 추적이 쉽지 않다.포기하지 않고 재산을 추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2009년 이명박 대통령의 재산 기부에 이어 김 전 대통령의 사회 환원 발표까지 나온 마당에 강제징수를 당할 때까지 버티지 말고 지금이라도 추징금 미납액을 스스로 내는 것만이 조금이라도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정신을 지키는 길이라는 목소리가 어느때보다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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