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친이계 의원들이 전하는 지난 18일 이재오 특임장관 주도의 ‘개헌 회동’ 전말은 이렇다. 한달 전 쯤 이 장관은 ‘절친한’ 의원들과 식사를 했다. 의원들이 “진짜 의도가 뭐냐.”고 물었다. 이 장관은 “민중당 시절부터 어렵게 정치를 해왔고, 집권하는 데 공도 세웠다. 지금 정치 인생의 마지막을 생각하고 있다. 분권형 개헌만이 민주주의를 발전시킬 수 있다.”고 호소했다 한다. 의원들이 공감을 표하자, 소위 이재오 직계로 불리는 측근들이 18일 회동을 추진했다. 25일 개헌 의총을 앞두고 결속을 다져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40여명이나 참가한 것에 모두가 놀랐다고 한다.
이처럼 실세 특임장관의 개헌 의지는 선명하다. 여야를 넘어 개헌에 공감하는 원로들과 ‘국민운동본부’를 띄울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친이계 의원들은 여전히 고개를 갸웃거린다. 한 의원은 “정권 2인자가 속내를 펼쳐 보일 이유는 없겠지만, 요즘 행보를 보면 정말 그 뜻을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교감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혼자 밀고 나가는 것 같기도 하다는 것이다. 그는 또 “만나면 진정성이 느껴지는 것 같은데, 돌아서면 장관 개인의 정치적 의도를 따져본다.”고도 했다. 다른 친이계 의원은 “진정성과 별개로 정치권은 이미 이 장관의 개헌 드라이브에 대해, 박근혜 전 대표를 무대로 끌어내 친박계와 각을 세워 친이계를 결속시키려는 포석으로 읽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장관이 친이계의 구심점이 된다 해도 직접 대선 주자로 나설 것이냐, 아니면 당권을 장악할 것이냐의 문제가 남는다.”고 덧붙였다.
구제역 확산, 예산안 단독 처리로 인한 여야 대치, 감사원장 후보자 낙마에 따른 당청 갈등, 소장파의 연기 요청 등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은 25일 개헌 의총을 연다. 악조건 속에서 ‘개헌 불씨’를 이만큼 살려온 주인공은 이 장관이다. 이번 의총은 개헌 논의가 탄력을 받을지, 소멸의 길로 접어들지를 결정하는 분수령인 동시에 이 장관의 속내를 엿볼 수 있는 단초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이처럼 실세 특임장관의 개헌 의지는 선명하다. 여야를 넘어 개헌에 공감하는 원로들과 ‘국민운동본부’를 띄울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친이계 의원들은 여전히 고개를 갸웃거린다. 한 의원은 “정권 2인자가 속내를 펼쳐 보일 이유는 없겠지만, 요즘 행보를 보면 정말 그 뜻을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교감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혼자 밀고 나가는 것 같기도 하다는 것이다. 그는 또 “만나면 진정성이 느껴지는 것 같은데, 돌아서면 장관 개인의 정치적 의도를 따져본다.”고도 했다. 다른 친이계 의원은 “진정성과 별개로 정치권은 이미 이 장관의 개헌 드라이브에 대해, 박근혜 전 대표를 무대로 끌어내 친박계와 각을 세워 친이계를 결속시키려는 포석으로 읽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장관이 친이계의 구심점이 된다 해도 직접 대선 주자로 나설 것이냐, 아니면 당권을 장악할 것이냐의 문제가 남는다.”고 덧붙였다.
구제역 확산, 예산안 단독 처리로 인한 여야 대치, 감사원장 후보자 낙마에 따른 당청 갈등, 소장파의 연기 요청 등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은 25일 개헌 의총을 연다. 악조건 속에서 ‘개헌 불씨’를 이만큼 살려온 주인공은 이 장관이다. 이번 의총은 개헌 논의가 탄력을 받을지, 소멸의 길로 접어들지를 결정하는 분수령인 동시에 이 장관의 속내를 엿볼 수 있는 단초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2011-01-24 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