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면 구긴 국산 ‘명품 무기’…대책있나

체면 구긴 국산 ‘명품 무기’…대책있나

입력 2011-03-07 00:00
수정 2011-03-07 13:41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엔진.변속기결함-침수사고-사통장치 문제 등

국산 기술로 개발된 K-11 복합소총과 K-21 보병전투차량 등 일명 ‘명품무기’가 핵심부품 결함과 각종 사고 등으로 전력화에 지장을 초래해 수출 전략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7일 방위사업청과 관련 업체에 따르면 현재 결함이 드러나 보완 중인 명품무기는 K-11과 K-21, K-9 자주포, K-2 전차(흑표), 유도탄고속함(검독수리-A) 등 5종이다.

이들 무기는 국방과학연구소(ADD)와 국내 대기업계열 방위산업체 등에서 개발한 것으로 유력 방산수출 제품으로 꼽히고 있다.

현대로템에서 생산하는 K-2 전차는 2009년부터 2018년까지 3조922억원을 투입해 397대를 제작할 계획이었지만 전차의 심장부에 해당하는 ‘파워팩’(엔진+변속기)에 결함이 발생하면서 생산라인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

초기 개발 단계에서 흑표전차 시제품은 독일제 파워팩을 장착해 문제가 없었으나 이를 수출하기 위해 2005년부터 파워팩 국산화에 들어가면서 문제가 생겼다. 작년 12월 운용시험 평가에서 파워팩 냉각팬 제어 불량으로 엔진이 손상하는 현상이 발생해 양산계획 목표시점이 2013년 6월로 늦춰졌다.

방위사업청은 2013년까지 개발될 국산 파워팩을 사용해 2014년부터 297대의 전차를 생산하고, 2012년까지 생산될 전차 100대에는 수입 파워팩을 장착하는 두 가지 방안으로 문제점을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ADD가 지난 2007년 2천747억원을 들여 개발한 K-21은 작년 7월29일 수상조종 훈련중 침수사고가 났다.

전 세계 20t급 이상 장갑차 가운데 유일하게 도하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됐지만 장갑차 앞부분의 부력이 부족한데다 운행중 가속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 엔진브레이크가 걸려 차량 중량이 갑자기 안쪽으로 쏠리는 설계 결함이 드러났다.

방사청은 “작년 10월 사고원인에 대한 기술적 분석과 개선방안을 도출했으며 이번달 말께 개선 성능시험을 하고 4월 이후 전력화를 재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세계적 기술 수준을 자랑했던 K-11 복합소총도 보급된 39정 가운데 15정에서 불량이 식별되면서 체면을 구겼다.

일단 15정에 대한 기술보완은 끝냈으나 아프간 오쉬노부대에 보급된 20정 중 7정에서 사격통제장치의 불량 현상이 추가로 발견됐다.

국외에서 수입한 적외선검출기 일부가 실사격 충격을 감당하지 못해 열영상 화질이 저하되는 현상이 식별된 것이다.

또 651대 검출기를 생산하던 중 140대에서 영상화질 저하현상이, 299대에 대한 실사격 및 충격시험 중 3대에서 몸체 내부 균열현상이 각각 발생했으며, 209대에 대한 충격시험에서는 20대가 재부팅 현상이 발생했다.

방사청은 “양산체제 전환과 관련해 발생한 이들 불량 현상은 대부분 기술변경과 공정개선을 통해 이미 해소했다”며 “다만, 적외선 검출기에 대해서는 충격 완화구조로 기술변경을 하고 있으며 11월께 전력화를 재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11은 오는 2018년까지 4천485억원을 투입, 대량 양산해 각 급 부대에 보급할 계획이지만 결함이 발견되면서 현재 7개 부대에 39정만이 보급된 상태다.

K-9 자주포의 경우 작년 8월 조향장치 부품 결함으로 국도변에서 훈련을 마치고 복귀하던 중 우회전을 시도했지만 차체가 왼쪽으로 기울며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사고가 났다.

9월에는 부동액 성능 결함으로 K-9 38대의 엔진 실린더 외벽에 구멍이 난 사실도 드러났다.

방사청은 “이런 문제점을 작년에 모두 해결했다”고 설명했으며, 문제가 됐던 감속기 커플링(엔진의 힘을 바퀴로 옮기는 일종의 이음매) 결함을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올해 관련 TF를 가동할 계획이다.

해군의 최신예 유도탄고속함 2번함인 한상국함도 작년 9월 최종 시험평가에서 35노트(시속 65㎞) 이상으로 고속 항해할 때 ‘갈지(之)자’로 운행하는 결함이 발생했다.

유도탄고속함은 현 고속정을 대체해 서해 북방한계선(NLL) 해역에 투입될 함정이다.

수입한 워터젯 추진기 결함으로 고속으로 회전하면 함정 기동로가 좌우현 7~12도 이상 이탈하는 현상이 나타났으며 방사청과 업체는 이 추진기의 형상을 변경했다.

오는 4월 형상이 변경된 워터젯 추진기를 한상국함에 장착해 운용시험 평가를 하고 오는 6월께 해군에 인도할 계획이라고 방사청은 설명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