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의혹직원 자체조사 중”주재관 기강점검 등 대책 마련 부심

외교통상부는 8일 상하이 주재 공관원들이 중국 여성과 잇따라 불륜으로 의심되는 관계를 맺었다는 내용의 파문이 커지자 곤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8일 법무부와 관계 기관에 따르면 상하이 주재 H(41) 전 영사와 K(42) 전 영사는 중국 여성 덩모(33)씨와 불륜 의혹 파문에 연루돼 지난해 말 국내로 조기 소환돼 조사를 받았고 H 전 영사는 덩씨에게 비자를 이중 발급한 사실까지 드러났다.

특히 덩씨의 남편이 공개한 자료에는 덩씨와 부적절한 관계를 의심케 하는 외교통상부 소속 P(48) 전 영사 사진과 김정기 전 총영사 사진도 발견됐다.

외교부는 H 전 영사와 K 전 영사는 법무부 등 다른 부처 소속의 주재관이고 P씨와 김 전 총영사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지난달 24일 총리실로부터 외교부 직원 1명에 대해 의혹이 제기됐으니까 조사하라는 통보를 받고 지금까지 조사를 자체적으로 진행 중”이라며 “현재까지 본인의 진술을 바탕으로 한 결과로 봐서는 의혹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일 이임식을 가진 김 전 총영사에 대해서는 총리실에서 통보받은 게 없다고 이 당국자는 설명했다.

그러나 외교부는 상하이 총영사가 다른 부처 소속 주재관들까지 총체적으로 관리하는 책임이 있기 때문에 파문이 확산될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지난해 9월 특별채용 파동 이후 쇄신노력을 기울여왔는데 다시 국민적 이미지가 실추될까 우려된다”며 “불미스런 일이 벌어져 안타깝다”고 말했다.

더구나 이번 파문이 상하이 교민 사회에 널리 퍼졌고 중국 정부에도 알려지면 외교적 망신으로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일각에서는 재외공관이 주재관의 개인적 비위 행위까지 예방하기는 쉽지 않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외교부가 주재관을 해외로 내보내기 전에 외교관으로서 기본적 소양, 공관근무에 필요한 지식 등을 교육하지만 현지에 배치되면 사생활까지 세세히 관리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외교부의 한 직원은 “공관장이 다른 부처 출신의 주재관에게 일방적으로 업무를 지시하고 관리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이번 파문을 계기로 각 재외 공관에 주재관의 근무기강을 점검하라고 지시를 내리는 방안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총영사관의 비상연락망과 비자발급 기록, 정치권 인사 200여명의 연락처 등이 유출됐기 때문에 재외공관의 보안에 각별히 신경 쓰도록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덩씨에게 국가기밀이 유출됐을 가능성과 관련해 “아직 확인된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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