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좋아지면 선박과 함께
남북이 15일 지난달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남하한 북한 주민 31명 중 귀환을 희망한 27명을 해상으로 돌려보내기로 합의했다.북측은 이날 오전 판문점 채널을 통해 전통문을 보내와 “기다리는 가족들의 심정을 고려해 억류된 주민 중 해상을 통해 27명을 우선 돌려보내라.”고 요청했다. 북측이 그동안 귀순 의사를 밝힌 4명을 포함한 31명 전원의 송환을 요구하던 것에서 태도를 바꾼 것이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대한적십자사 총재 명의로 북측 조선적십자회에 전통문을 보내 “인도주의 차원에서 해상을 통해 북한 주민 27명을 송환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다만 현재 서해 상에 풍랑주의보가 발령돼 있다며, 북측이 원한다면 16일 오전 판문점을 통해 육로로 27명을 송환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통지했다. 이에 대해 북측은 오후 연락관 마감 전화에서 “서해상의 날씨가 좋아지면 해상경로를 통해 주민 27명과 배를 넘겨받을 것”이라고 통보해 왔다.
남성 11명, 여성 20명 등 북한 주민 31명은 지난 2월 5일 선박을 타고 연평도 동북쪽으로 남하했으며, 합동신문조사를 받은 뒤 지난 3일 남성 2명, 여성 2명 등 4명이 귀순 의사를 밝혔다. 우리 측은 이들을 제외한 27명을 4일 판문점을 통해 돌려보내려고 했으나 북측이 이를 거부, 밀고 당기기를 계속해 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측이 가족 면담, 편지 전달 등을 계속 요구했으나 우리 측이 받아들이지 않자 이견을 좁히지 못할 것으로 보고 27명을 먼저 수용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남은 4명에 대해 송환을 계속 요구하는 등 남북 간 협상을 위한 지렛대로 삼을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2011-03-16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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