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아동권리위원회(CRC) 이양희 위원장은 보건복지부가 입양 대기 중인 아동 30명의 프로필 동영상 형태의 광고를 제작해 한국정책방송 KTV를 통해 방영하는 것을 추진 중인 데 대해 “아동권리에 대한 분명한 침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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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양희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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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양희 위원장
지난 12~13일 스위스 시옹에서 열린 유엔 조약기구 강화를 위한 인권협약 당사국 회의에 의장 자격으로 참석한 이 위원장은 지난 13일 제네바에서 연합뉴스 특파원과 만나 “자신의 의사를 표시할 능력이 없는 어린이들을 마치 온라인 쇼핑몰에 내놓은 상품처럼 TV에 신상을 공개한다는 것은 아동권리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발상”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또 “이는 권리를 침해당한 아동의 개인청원권을 보장하는 아동권리협약 제3 선택의정서의 정신에도 어긋난다”며 “만약 그 아이들이 성장해서 ‘왜 동의없이 내 신상을 TV에 공개했느냐’고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하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유엔 인권이사회(UNHRC)는 지난 2월16일 제네바에서 아동권리협약 제3 선택의정서 실무그룹회의를 열어 권리를 침해당한 아동이 국내 절차에 의해 권리를 회복하지 못한 경우 국제기구에 진정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개인청원권(individual communication) 초안을 3년에 걸친 논란 끝에 채택한 바 있다.
이 위원장은 또 “TV 광고에 예쁘고 건강한 아이들만 내놓게 될 가능성이 있는데, 장애아동들의 경우는 또 한번 소외와 차별을 당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어린이 날인 지난 5일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을 만나 반대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유명 연예인 부부를 비롯해 입양을 통해 새로운 행복을 일궈낸 훌륭한 가정들이 많은데 이런 분들의 동의를 얻어 입양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 광고를 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007년에 도입된 해외 입양 쿼터제의 실패로 입양 대기 아동이 급증하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TV 광고를 추진했으나, 인권 관계자들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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