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인터넷 연설서 밝혀 예정 없던 저축銀 직접 추가
이명박 대통령은 30일 저축은행 비리 사건과 관련, “정말 가슴 아프고 깊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이 대통령은 제66차 라디오·인터넷 연설에서 “(서민들은) 일자리 걱정, 물가 걱정에 힘들어하고 있는데, 근래 저축은행 비리 사건으로 인해서 서민들은 상대적인 박탈감으로 크게 분노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번 저축은행 비리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히 다스리겠다는 당초 약속대로 지켜 나갈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靑 ‘부산저축銀 로비의혹’ 부인
라디오·인터넷 연설의 주제는 노사 문제였기 때문에 고용복지수석실이나 연설기록비서관 쪽에서는 저축은행 관련 언급을 연설문에 따로 넣지 않았지만, 이 대통령이 저축은행과 관련된 부분을 원고에 나중에 직접 넣었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오전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저축은행 문제가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대통령이 따로 라디오 연설문에 집어 넣을 정도로 강력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저축은행 비리와 관련한 불똥이 튀는 것을 차단하는 데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부산저축은행 고문변호사였던 박종록 변호사가 부실 저축은행 퇴출을 막기 위해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에게 로비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전면 부인했다. 권 수석은 “지난해 시점은 정확히 기억이 안 나지만 박 변호사와 한번 통화했다.”면서 “저축은행 관련 얘기를 부탁하길래 그런 얘기는 나한테 하지 말라고 일언지하에 자르고 30초 정도 통화한 뒤 전화를 끊었다.”고 말했다. 이어 “청와대에 들어온 이후 (박 변호사를) 한번도 만난 적이 없다. 별로 친하지 않다.”면서 “청와대가 개혁과 사정의 주체인데 어떻게 그런 로비를 받겠느냐.”고 반박했다.
●권재진 수석 “30초 통화뒤 끊어”
이어 부산저축은행이 청와대에 탄원서를 냈다는 지적과 관련, 권 수석은 “청와대에 들어오는 탄원서가 하루에 수백 통이다. 그런 (저축은행 관련) 탄원서는 본 적도 없다.”면서 “저축은행 쪽은 우리를 붙잡고 늘어지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했는지 모르지만 왜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민정수석실을 통해 확인해 본 결과 저축은행과 관련해서는 어떤 형태의 청탁도 들어준 적이 없다.”면서 “저축은행 사태가 터졌을 때 대통령이 지금까지 시종일관 여러 차례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 문제를 해결하는 데 다른 기관을 독려한 것도 청와대였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2011-05-3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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