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68∼69년 DMZ 6840㏊에 고엽제 살포”

“軍, 68∼69년 DMZ 6840㏊에 고엽제 살포”

입력 2011-06-03 00:00
수정 2011-06-03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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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현, ‘軍보고서’ 입수..”화학부대도 투입”

한나라당 윤상현 의원은 3일 “한미 양국군이 치밀한 준비과정을 거쳐 1968년∼1969년 2차례에 걸쳐 최전방 9개 사단 93개 대대 관할의 비무장지대(DMZ) 6천840㏊(68.4㎢)에 맹독성 고엽제를 살포했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이날 대정부질문에 앞서 입수한 군 보고서를 토대로 “1968년 4월15일∼10월31일까지, 1969년 5월19일∼7월31일까지 2차례 걸쳐 맹독성 고엽제 ‘에이전트 오렌지’, ‘에이전트 블루’, ‘모뉴론’ 등 3종이 살포됐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고엽제 살포에는 군 화학부대도 투입됐으며 GOP 전역에서 고엽제가 광범위하게 살포됐다”면서 “살포량도 국방부가 지난 1999년 발표한 것보다 최고 51배나 많았다”고 밝혔다.

고엽제 살포 작전에는 육군 6군단 예하 2개 대대, 5군단 예하 5개 대대, 3군단 예하 1개 대대, 2군단 예하 1개 중대, 미군 1군단 예하 1개 대대 등 모두 9개 대대 및 1개 중대가 투입됐고 작전에 5천700명이 동원됐다고 윤 의원은 전했다.

윤 의원은 “1군 제56화학중대가 1개 소대씩 나눠져 각각 6군단과 5군단, 3군단에 배속돼 운영됐다”면서 “제독임무가 핵심인 화학부대 투입은 지휘부에서는 고엽제임을 사전 인지하고 있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또 “미군 2사단 지역에도 국군 56연대와 27연대 병력 일부가 투입돼 GOP 사단 전체에서 고엽제 살포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살포량도 1968년의 경우 에이전트 오렌지 2만350갤런, 에이전트 블루 3만4천375갤런, 모뉴론 39만7천800파운드(180.4t), 1969년에는 에이전트 블루 3천905갤런, 모뉴론 6만7천677파운드(30.7t)가 사용됐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지난 1999년 DMZ에 고엽제를 살포한 사실이 보도되자 기자회견을 열어 “1968년 4월14일부터 5월30일까지 에이전트 오렌지 2만1천갤런, 에이전트 블루 3만4천375갤런, 모뉴론 7천800파운드를 비무장지대에 뿌렸다”고 발표한 바 있다.

윤 의원은 “1999년 국방부 발표는 당시 중간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한 것”이라며 “내가 입수한 보고서는 이후 조사가 모두 완료된 뒤 만든 데이터”라고 설명했다.

그는 “고엽제 살포는 북한군 침투 방지를 위한 것”이라며 “한미 양국군은 고엽제 살포 작전에 앞서 1967년 10월9일부터 1주일간 21사단이 주둔하고 있던 강원도 양구 대암산과 백석산 지역에서 시험작업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당시 시험작업에 사용된 고엽제 살포량은 에이전트 오렌지 55갤런과 모뉴론 5만1천파운드(23.1t)였으며, 이 시험에서 나타난 효과는 ▲1년생 초목, 15일만에 고사 ▲다년생 잡목, 입과 줄기만 고사 ▲토양 흑적색으로 변화 등이었다.

윤 의원은 “시험 이후 한미 양국군은 1968년 3월 ‘한미 관계관 준비 회의’를 개최, 미 군사고문단이 기술적 지원과 감독을, 한국군이 제초제 살포를 맡았다”면서 “이는 한미 양국군이 치밀한 준비과정을 거쳤다는 증거”라고 밝혔다.

그는 “1968년 3월 미국으로부터 각종 제초장비와 물자가 도착해 배분되기 시작했으며 당시 도입된 고엽제는 무상 제공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의원은 “고엽제 살포작전에 투입된 6군단과 5군단, 3군단의 1969년 이후 작전상황 일지를 면밀히 검토하면 남은 고엽제가 어떻게 처리됐는지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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