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형사재판소 “카다피가 성폭행 명령한 증거 있다”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서방측 공습으로 궁지로 몰리는 가운데 리비아 정부는 원유를 암시장에 내다팔고 있다고 망명한 알-아민 만푸르 전 노동장관이 주장했다.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전 국가원수
국제노동기구(ILO) 총회가 열린 스위스 제네바에서 망명을 발표했던 만푸르는 8일 현지 일간 르탕과 한 회견에서 이같이 밝히고 카다피가 정권을 계속 유지해야 금전적으로 이득을 보는 세력이 카다피 정권을 지지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만푸르는 카다피가 자신이 속해있는 부족을 포함해서 전체인구의 불과 20%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으나 “그들은 무장했을 뿐 아니라 돈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지난 3개월간 카다피와 집권 핵심부에 반군과 대화할 것을 설득했으나 무산됨에 따라 망명을 선택하기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사태의 정치적 해결은 불가능하다. 카다피에게 이제 정권은 끝났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으며 그의 아들들이 대를 이어 통치할 권리는 없다”고 지적했다.
만푸르는 런던을 경유해 반군이 장악하는 벵가지에 가서 반군에 협력하겠다고 밝히고 “카다피 정권이 무너지면 카다피는 아들들과 함께 자신들의 범죄와 관련해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제형사재판소(ICC)의 루이스 모레노-오캄포 수석검사는 카다피가 반군 측에 타격을 주기 위해 성폭행을 명령한 증거가 있다고 밝힌 것으로 영국의 BBC가 9일 보도했다.
모레노-오캄포 검사는 또 카다피 정권을 떠받치는 중추세력이라 할 수 있는 보안군에 성욕을 자극하는 비아그라와 같은 약물을 제공한 혐의를 잡고 증거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카다피와 ‘실질적’ 총리를 맡고 있는 카다피의 차남 사이프 알-이슬람 카다피, 압둘라 알-세누시 군 정보국장 등 3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한 모레노-오캄포 검사는 영장이 발부되면 성폭행 사건에 대한 혐의를 추가하겠다고 확인했다.
그는 “일부 지역에서 100명이 성폭행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카다피가 성폭행을 지시했는지 확인하고 있다”며 리비아 당국이 비아그라와 같은 약품을 콘테이너 단위로 구입하는 것을 목격했다는 증인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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