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바꾸기’ 지적에 “정략적 꼬투리 잡기” 일축
‘반값등록금’ 내년 시행을 내건 민주당의 김진표 원내대표가 2005년 교육부총리 시절 ‘등록금 인상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김 원내대표는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이던 그해 5월 대학 경쟁력 관련 토론회에 참석, 정부 재정 부족을 이유로 들어 “국립대도 서서히 사립대 수준으로 등록금을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재정이 넉넉하면 사립대 재정 지원도 늘리고 국립대 등록금이 올라가지 않게 할 수도 있겠지만 그러려면 국민 세금이 올라가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같은 해 9월에는 서울대 등록금 문제와 관련, “과거 서울대는 가난한 학생들이 사회로 진출하는 통로였기 때문에 값싼 등록금의 당위성이 인정됐으나 지금의 서울대는 강남지역 학생만도 12%에 달할 정도로 가난한 학생들을 위한 학교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런 발언은 정부 재정이 넉넉지 않아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로, ‘고등교육 재정 확대와 교부금 신설’, 즉 세금으로 국공립대와 사립대의 반값등록금을 실현하겠다는 현재 입장과 큰 차이가 있는 것이어서 ‘말 바꾸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원내대표는 15일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세금을 더 걷어 국립대와 사립대를 함께 지원할 수 없는 상황에서, 게다가 옛날처럼 가난한 학생들이 다니는 게 아니라 강남 출신 학생들이 상당히 많이 가는 서울대에다 세금을 지원해 등록금을 사립대보다 낮게 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취지였다”고 발언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지금은 2005년 당시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등록금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됐기 때문에 정부의 재정 지출 우선순위를 등록금 문제 해결에 둬야 한다는 것”이라며 “정부가 부자감세를 철회하면 반값등록금을 시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원내대표는 “당시 발언들을 짜깁기한 글을 인터넷에 올리고, 이를 꼬투리 잡아 등록금 인하 전선에 균열을 만들려는 특정세력의 정략적인 의도에 흔들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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