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8개 중앙기관중 2위… “겉핥기 평가” 비판
관련 업체들로부터의 연찬회 명목의 향응 접대와 산삼·현금 수수 등 소속 공무원들의 잇단 비리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국토해양부가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가 실시한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최고등급인 ‘매우 우수’ 등급을 받은 데 대해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가장 큰 문제는 권익위의 평가방식이 은밀하게 이뤄지는 부정부패를 측정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외부청렴도의 경우 직접 국토부에서 업무를 처리한 민원인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로 측정했는데, 이번에 문제가 발생한 부서도 대민업무부서가 아니었다. 주로 관련 업체를 상대로 한 인허가 및 감독 업무 등이 부패 발생 소지가 큰 취약점인데, 정작 청렴도 평가항목에서는 누락된 것이다.
산하기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도 진행되지만, 뿌리 깊은 전관예우 관행과 견고한 먹이사슬 때문에 제대로 평가가 이뤄지지 않는다. 상급기관에서 은퇴한 공무원이 ‘낙하산’으로 간부를 맡고 있는 하급 조직에서 제대로 된 평가가 이뤄질 리 없다는 것이다. 각 기관의 특수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채 일률적인 기준으로 점수를 매겨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의견도 나온다. 권익위 관계자는 “현행 청렴도 평가가 기관 사이의 서열화로 인해 실질적인 반부패 노력보다는 순위 상승에만 관심이 몰린다는 문제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취약분야 진단과 자율 개선이라는 본래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평가방법 및 항목 개선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2011-06-1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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