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 수사권 갈등 2R] 검찰 “지금도 경찰이 내사하면서 왜 문제 삼나”

[검경 수사권 갈등 2R] 검찰 “지금도 경찰이 내사하면서 왜 문제 삼나”

입력 2011-06-22 00:00
수정 2011-06-22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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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 하루 만에 경찰수장이 ‘내사’(內査)의 주도권을 놓고 검찰에 선전포고를 날렸다. ‘모든 수사’에서 내사는 제외되며 내사는 경찰이 자율적으로 개시·종결할 수 있다는 논리다.

검찰은 감정적 맞대응을 자제하며 향후 경찰 측과 ‘법무부령’(사법경찰관리 집무규칙)을 토대로 내사의 개념과 범위 등을 협의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내사의 개념과 범위에 대해서는 ‘사법경찰관리 집무규칙 제20조 1항’에 ‘범죄에 관한 신문 기타 출판물의 기사, 익명의 신고 또는 풍설이 있을 때에는 특히 출처에 주의하여 그 진상을 내사한 후 범죄 혐의가 있다고 인정할 때에는 즉시 수사에 착수하여야 한다. 다만, 내사를 빙자하여 막연히 관계인의 출석을 요구하거나 물건을 압수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검찰은 이를 근거로 경찰 측과 논의를 해 나갈 방침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내사가 검찰 지휘를 받는 ‘모든 수사’에 포함되느냐 안 되느냐는 중요한 게 아니다.”라면서 “지금도 경찰이 첩보를 입수해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단계에서는 검찰의 지휘를 안 받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가 되지 않을 사안(내사)을 경찰 측에서 문제화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관계자는 “혐의 입증을 위해서는 체포영장, 통신 사실 확인, 압수수색, 계좌 추적 등을 해야 하는데, 이는 수사 행위로 검찰의 지휘를 받게 된다.”며 “경찰이 내사를 하더라도 ‘마음대로’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내사의 개념과 범위 문제는 법무부령을 토대로 양측이 협의해 조정하면 된다.”며 “법무부령에 내사에 대해 확실히 선을 긋는 게 쉽지 않아 양측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전했다.

대검찰청 관계자도 “수사 개시 시점과 지휘에 대해 법무부령에 정하도록 돼 있다.”며 “양측이 상의해 정하기로 한 만큼 현 단계에서 경찰 측이 자의적으로 내사에 대해 말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검경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내사의 개념과 범위에 대해 검찰은 같은 목소리를 냈다. 중앙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대법원 판례는 ‘내사가 실질적으로 수사와 같으면 수사로 본다’로 규정하고 있다.”며 “첩보·자료 수집과 그를 토대로 확인하는 건 내사이고, 사람을 불러 조사한다면 입건을 안 해도 사실상 수사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2011-06-2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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