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ㆍ장마 영향 동시에 받을 가능성 커”
26일 제5호 태풍 ‘메아리’가 북상하면서 북한지역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북한에도 비상이 걸렸다.북한 기상당국은 올해는 북한 전역이 태풍과 장마의 영향을 동시에 받을 공산이 커 큰 피해가 우려된다며 주민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북한은 대내용 매체인 조선중앙방송을 통해 25일 오후 6시 태풍주의보를 발령한 데 이어 25일 오후 8시, 26일 낮 12시40분에 잇따라 태풍경보를 내보냈다.
북한 기상당국은 이번 태풍으로 자강도, 양강도, 함경북도 지방에는 20∼40㎜가 비가 내리고 곳에 따라서는 50㎜의 강수량을 기록하는 곳도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조선중앙방송은 “오늘 서해안과 함경남도, 강원도 지방에서 북동풍이 한때 (초속) 15m 이상으로 매우 강하게 불면서 많은 비와 폭우가 내릴 것”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우리 기상청에 따르면 메아리는 이날 오후 2시 현재 백령도 서남서쪽 120㎞ 해상에서 시속 52.3㎞의 속도로 북서 중이다. 태풍은 27일 새벽에야 평양 북쪽 130㎞ 부근에 상륙할 것으로 보여 상당량의 비를 북한 전역에 뿌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메아리가 26일 늦은 밤 신의주 쪽으로 상륙한 뒤 점차 소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북한 기상당국은 이번 태풍이 장마와 맞물려 예년보다 많은 양의 비를 뿌릴 것으로 분석했다.
북한 기상수문국 중앙기상연구소는 올해 장마가 평년보다 9일이나 이른 26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관측했다.
리철수 기상수문국 중앙기상연구소 부소장은 조선중앙TV와 인터뷰에서 “장마 시작과 함께 태풍 5호의 영향도 받게 돼 많은 비가 내리고 센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며 “농촌경리부문이나 인민경제 여러 부문에서 큰물 피해가 없도록 철저한 안전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장마가 일찍 시작되는 것은 북서태평양아열대고기압이 예년보다 북한 쪽으로 일찍 올라온 데 따른 것으로, 특히 북한이 올해처럼 이른 태풍의 영향을 받는 것은 1990년 6월25일 이후 두 번째라고 리 부소장은 분석했다.
우리 기상청도 북한이 장마전선의 영향을 오랫동안 받을 것으로 예상했으며 7월 강수량은 평년보다 20∼3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태풍 메아리의 북상으로 인한 북한측 피해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하루 100∼150㎜의 비가 나흘 이상 내릴 때 북한에 대규모 농작물 피해가 발생했다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과거 분석 결과를 고려할 때 올해 태풍과 장마로 인한 피해 규모는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에 따라 태풍과 장마 속보를 수시로 전하며 주민들에게 철저한 피해 예방을 당부하고 있다.
북한의 대남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7월 상순까지 예견되는 기상조건과 논벼, 강냉이농사 대책’이라는 기사를 통해 “논벼농사에서는 조절비료를 제때에 질적으로 주며 장마철 무더기비에 의한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을 세우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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