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일본 외무성의 대한항공 이용 자제령과 일본 야당 의원의 울릉도방문 계획 등 잇따른 일본의 독도 도발에 대한 대응 수위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지난달 대한항공 A380기가 독도 상공을 시험 비행하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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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는 우리 고유 영토”라는 확고한 입장을 갖고 단호하게 대응한다는 기조에는 변함이 없지만, 독도 문제와 한일관계 등을 고려할 때 일본의 비상식적인 도발에 일일이 맞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냐는 의문에서다.
18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우리 정부의 항의에도 불구, 일본 외무성은 애초 밝힌 대로 이날부터 소속 공무원을 상대로 대한항공 이용 자제령을 시행했다.
앞서 외교부 장원삼 동북아 국장은 전날 방한한 스기야마 신스케(彬山晉輔)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과 만나 자제령 철회를 강하게 요구했으나 스기야마 국장은 “한국 정부의 입장은 알지만, 일본 외무성도 입장이 있다”며 사실상 거부의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재 상태로 볼 때 일본 외무성이 자제령 자체를 철회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자민당 의원이 내달 초 울릉도를 방문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국민의 이름으로 울릉도 진입을 막겠다”(이재오 특임장관)는 등 강경대응 주장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정부가 ‘어느 정도 수위로 대응할 것인가’이다
정부 일각에는 외교통상부의 일본 국적기 이용 자제령이나 정부 고위급 인사의 독도 방문 및 독도 내 시설물 공사 현황 공개 등과 같은 강한 대응 카드를 꺼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강경 대응시 오히려 일본이 원하는 대로 독도 문제가 국제 이슈화돼 일본의 영유권 주장이 부각되는 등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갈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 ‘성숙한 대응’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정부 내에서 같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는 일본 의원의 울릉도 방문을 막을 법적 근거가 없는 등 현실적인 이유와 함께 필요 이상으로 외교 갈등이 확대되면 한일관계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깔렸다.
정부가 일본의 독도 도발에 다양한 대응책을 강구하되 진행 상황을 주시하면서 냉정하게 접근하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는 것도 이런 차원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이날 오후 국무총리실 주재로 ‘독도영토관리대책단’ 회의를 열어 독도 실효적 지배 강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우리가 현재 독도를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에겐 다양한 대응수단이 있다”면서 “일본의 비상식적인 조치에 대해 곧바로 우리가 1대1로 맞대응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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