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리용호 ‘데뷔’ 무대..차석대표 최선희도 주목
우여곡절 끝에 남북 6자회담 수석대표가 22일 인도네시아의 발리에 마련된 대화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북한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리용호 외무성 부상이 22일 오후 3시(현지시각) 인도네시아 발리의 웨스틴 호텔에서 공식 회동했다.
남북 6자회담 수석대표가 접촉한 것은 2008년 12월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 이후 2년 7개월 만이다. 이번 회동은 6자회담을 계기로 하지 않은 최초의 남북 간 비핵화 회담이기도 하다.
특히 위성락 본부장은 지난 2009년 3월 6자회담 수석대표를 맡은 이래 한 번도 6자회담이 열리지 않아 북측 수석대표와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위 본부장은 남북대화를 출발점으로 하는 ‘6자회담 3단계 재개 방안’의 실질적인 설계자로, 지난 1월 우리 정부가 북한에 비핵화 회담을 공식 제의한 뒤 남북 비핵화회담 성사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북한 강석주 부총리와 김계관 외무상 제1부상의 뒤를 이어 6자회담 수석대표를 맡은 리용호 부상에게는 이번 회담이 ‘데뷔 무대’다. 북측은 리 부상의 수석대표 임명 소식을 우리 정부에 이날 오전 통보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리 부상은 지난해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북측 대표단의 차석대표(참사)로 활동하면서 천안함 사건 및 북핵문제와 관련한 외교적 대응을 주도했으며, 지난해 9월 인사에서 부상으로 승진했다.
리 부상은 지난 1977년 외무성에 들어간 뒤 정통 엘리트 코스를 밟은 북한 외교가의 실세. 북한 내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대미 전문가이다. 부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최측근인 리명재 전 노동당 조직지도부 부부장이다.
그는 당초 이번 ARF 북측 대표단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지난 21일 저녁 인도네시아에 전격 입국해 남북 비핵화 회담 성사 가능성을 예고한 바 있다.
위 본부장과 리 부상의 ‘인연’도 예사롭지 않다. 두 사람은 지난 2004년 영국 국제전략연구소(IISS)가 주최한 국제회의에서 토론자로 만난 바 있다. 그로부터 7년의 시간이 흐른 뒤 6자회담에 관해 각각 남북을 대표하는 입장에서 다시 얼굴을 마주한 것이다.
한편 이번 회담에 배석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국장 역시 주목할 만한 인물이다. 최 부국장은 이 자리에 북측 6자회담 차석대표 자격으로 참석했다.
최씨는 북한 권력서열 3위인 최영림 내각총리의 수양딸로 6자회담과 북미 간 주요협상의 통역을 전담해왔다. 김정일 위원장의 배려로 오스트리아와 몰타, 중국 등에서 특별 유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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