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법안 심의는 뒷전…정쟁만 가열될 듯
10월 재보선이 새 서울시장을 뽑는 대형선거로 확정되면서 9월 정기국회가 ‘유탄’을 맞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매머드급 선거판이 형성되면서 여야 의원들이 새해 예산심의, 정책질의, 국정감사를 등한히 한 채 정쟁에 열을 올릴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내년 4월 총선 준비에 집중하는 여야 의원들의 외면으로 진작부터 부실화가 우려되던 정기국회는 서울시장 보선이라는 ‘복병’까지 만난 형국이다.
여야가 앞서 합의한 정기국회 일정은 ▲9월19일∼10월8일 국정감사 ▲10월10일 새해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시정연설 ▲10월11일∼17일 대정부질문 등이다.
서울시장 보선이 확정되기 전까지만해도 정기국회는 내년 총선을 겨냥한 민생정책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는 예측이 다수였다.
그러나 여야 모두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재보선 체제에 돌입하면서 당장 서울시장 후보 인선, 재보선 유세지원단 구성, 스타급 의원들의 현장투입 문제가 급선무가 돼버렸다.
민주당은 이에 더해 11∼12월에 신임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까지 치를 것으로 보여 더더욱 정기국회에 신경 쓸 겨를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핵심 관계자는 2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정기국회는 굉장히 어려울 것”이라며 “빈자리가 속출하고 제대로 되지 않을 게 뻔하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도 “매우 뒤숭숭한 국회가 될 것”이라며 “서울시장 선거와 전당대회가 기다리고 있어 의원들 마음이 ‘꽃밭’에 가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감과 대정부질문에서는 기선제압을 위한 정치공방이 한층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기국회 핵심 쟁점인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대학등록금 부담완화 법안 ▲국방개혁안 ▲북한인권법의 처리를 놓고 여야가 절충 노력을 하기보다는 지지층의 결집을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서면서 곳곳에서 파열음이 터져나올 공산이 크다는 전망이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김기현 대변인은 “야당이 터무니없는 당리당략으로 반대를 한다면 여당으로서 당당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고,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변인은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여당의 실정을 부각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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