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로고ㆍ문구 빼고..’고해성사’ 편지도
한나라당 의원들이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 색깔 빼기’ 전략을 구사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한나라당 의원들이 최근 속속 내놓는 의정보고서를 보면 의정보고서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표지에서 한나라당 로고를 빼는 것은 물론 보고서 본문에도 한나라당 단어 자체를 찾기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다.
이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에 대한 반감이 심상치 않은 상황에서 한나라당을 앞세워 홍보하다가는 도리어 표심을 더 잃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경향은 다른 지역보다 위기감이 큰 수도권 지역에서 두드러진다.
서울 강서갑의 구상찬 의원은 의정보고서 표지에 ‘제가 먼저 매를 맞겠습니다’라는 문구 아래 작업복 차림으로 무릎을 꿇고 사죄하는 사진을 실었다. 한나라당 로고도 찾아볼 수 없고 표지 가장자리는 한나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 대신 주황색으로 띠를 둘렀다.
한나라당의 ‘텃밭’인 서울 강남 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서초갑의 이혜훈 의원은 자신이 표지모델로 등장한 여성패션지 형식의 의정보고서에서 로고나 문구 등에서 한나라당 색깔을 배제했다.
차명진 의원(경기 부천ㆍ소사)도 표지에서 한나라당 로고를 생략했고 의정 활동을 짤막하게 소개하는 부분에서 ‘한나라당’이란 단어가 들어갔을 뿐이다.
정진섭(경기 광주)ㆍ심재철(경기 안양 동안을) 의원의 의정보고서 역시 약력을 확인하지 않으면 어느 당 소속인지 알 수 없을 정도다.
쇄신파를 중심으로 나타난 ‘고해성사’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구상찬ㆍ김성태ㆍ김세연 의원 등은 약속이나 한 듯이 국민에게 장문의 사죄편지를 올렸다.
한편 영남 지역과 비례대표 의원들의 경우 유력 대권 주자인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과 함께 찍은 사진이 의정보고서 단골메뉴로 등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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