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오락프로 방영 안해…김정은 부각 주력
북한주민들은 설인 23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추모하며 비교적 차분하게 보냈다.북한은 김 위원장의 생전 모습과 강성대국 건설, 후계체제에 대한 유훈을 더욱 부각하며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 대한 충성을 강조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이날 군인들과 각 계층 근로자들은 김일성광장, 평양체육관 광장 등에 설치된 김정일 위원장의 태양상(초상화)을 찾아 꽃바구니 등을 놓고 추모했다.
각 지역에 있는 김일성 주석의 동상 앞에도 마찬가지였다.
북한 매체들은 명절임에도 주민들이 김 위원장의 생전 모습을 그리워해 무척 슬퍼했다고 전하거나 김 위원장의 과거활동 등을 조명하며 추모 분위기를 조성했다.
작년 설에는 평양시 여맹원의 윷놀이 경기와 연속극 ‘계월향’ 등을 방송했던 조선중앙TV는 오락 관련 프로그램은 거의 내보내지 않았다.
대신 북한 매체들은 특히 강성대국 건설과 김 부위원장으로의 후계체제를 당부한 김 위원장 유훈을 반복적으로 거론했다. 김 위원장에 대한 추모 분위기를 살려 권력세습 정통성과 김 부위원장에 대한 충성을 다시 강조한 셈이다.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은) 김정은 동지를 잘 받드는 길이 김일성 민족의 밝은 미래가 있다고 당부하셨다”고 전하며 “김정일 동지의 유훈이 빛나게 실현되는 강성부흥의 전성기를 기어이 이 땅 위에 펼치고 말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앙통신은 평양 거리에 인공기, 붉은 기와 함께 김 위원장 유훈을 받들어 김 부위원장을 잘 따르자는 구호, 선전화가 나붙었다는 내용과 김 부위원장이 시민을 위해 많은 양의 꿩을 나눠주도록 지시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또 시내 명소를 찾아 모처럼의 명절을 즐기는 시민도 적지 않았다.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은 평양제일백화점, 광복지구상업중심 등이 시민으로 북적거렸고 개선문광장, 전승광장 등에는 어린이들이 나와 민속놀이를 즐겼다고 전했다.
만경대 학생소년궁전에서는 학생들의 2012년 설맞이 공연 ‘영원한 해님의 나라’가 공연됐고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영림 내각총리,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등이 관람했다.
노동신문은 설을 맞아 평양과 국경도시를 비롯해 북한 전역에 각종 ‘불장식’(네온사인)이 설치돼 화려한 야경이 펼쳐졌다고 전하기도 했다.
북한은 설이나 추석 등의 고유명절보다는 김 주석의 생일(4·15)과 김 위원장의 생일(2·16)을 ‘민족 최대의 명절’로 지정해 더욱 성대하게 지낸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