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쉽고 돈 되는 것만 하니 외면받아”
곽승준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장은 27일 KTX 민영화 논란과 관련해 “논쟁할 거리가 아니고 다음 정부에 넘겨야 된다”고 말했다.곽 위원장은 이날 케이블 종편채널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 프로그램에 출연해 “5년차에 굉장히 중요한 문제가 산적해 있는데 갑자기 민영화 가지고 논쟁하고 싸운다면 국민들이 되게 우습게 생각할 수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민영화에 대한 것은 (집권 마지막 해인) 5년차에 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아직 완수하지 못한 다른 공기업의 민영화도 차기 정권의 몫으로 남겨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곽 위원장은 대기업 출자총액제한제 부활 논란에 대해서는 “대기업 정책 중 출자총액제한이 1순위가 아닐 것이다. 규제 완화는 계속 해야 된다”며 제도 부활에 부정적 견해를 드러냈다.
그는 또 “대기업이 좀 어려운 것을 해야 된다”며 “지금 대기업들은 어려운 것에 도전을 안 한다. 굉장히 쉬운 것을 하려고 하고 돈 되는 것을 하려고 하니까 국민들에게 외면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곽 위원장은 이른바 ‘안철수 바람’에 대해서는 “국민은 변화와 개혁을 원하고 새로운 것에 대한 갈망이 있다”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그룹이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했다. 그 그룹이 약간 안철수 교수로 넘어갔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나라당 정강의 보수 삭제 논란과 관련해선 “이념적 논쟁이다. 그 자체가 국민들이나 젊은 사람들이 보기엔 쓸데없는 논쟁으로 보인다”고 말했고, 이명박 정부의 성적을 평가해달라는 질문에는 “B를 주겠다. 낙제 점수는 아니잖느냐”고 답했다.
한편 곽 위원장은 최근 이명박 대통령과 여야 정치인들을 풍자의 소재로 삼는 한 케이블 방송(tvN)의 시사 코미디 프로그램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 코리아’에 출연해 화제가 됐다는 후문이다.
현 정부 초대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을 지낸 그는 이 프로그램에서 이 대통령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통해 “저 들어간 지 얼마 안 돼서 자르셨는데 그때 창피했다. 그리고 청와대 회의 때 왜 저만 얘기하지 말라고 하시느냐. 이재오 전 장관은 저보다 훨씬 더 많이 말하지 않느냐”고 말해 청중을 웃겼다.
대통령의 측근인 현직 장관급 인사가 여권에 다소 비판적인 시사 풍자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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