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검찰 수사 예의주시 속 곤혹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은 30일 한나라당의 2008년 전당대회 당시 자신이 ‘돈봉투 살포’를 기획ㆍ지시했다는 진술을 검찰이 확보했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 거듭 부인했다.김 수석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내 입장은 과거와 지금이나 똑같다”며 “전당대회 당시 돈봉투 살포에 대해 전혀 아는 바 없고 이를 지시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검찰로부터 소환통보를 받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없었다. 모든 게 전혀 사실이 아닌 만큼 뜻대로 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검찰이 (언론에 흘리는) 습관적인 행태를 보이는 것 같다”면서 “검찰에서 진술했다는 김모 은평구의원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도 일단 김 수석의 해명에 ‘무게’를 두고 있는 기류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김 수석은 그동안 ‘전대 당시 박희태 캠프에서 상황실장은 했지만 돈 살포 기획ㆍ지시를 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밝혀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김모 은평구의원이 검찰에서 김 수석과 관련한 진술을 한 것은 맞는 것 같다”면서 “하지만 그 진술의 신빙성 여부를 가려야 한다. 지금으로서는 단정 지을 수 있는 단계가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실제로 청와대 내부에서는 안병용 은평갑 당협위원장이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은평구의원들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갈등을 빚었고, 이것이 현재 양측 간 엇갈린 진술이 나오게 된 배경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는 검찰 수사의 방향과 폭에 대해 촉각을 세우고 있는 분위기다. 자칫 현직 청와대 수석비서관이 검찰에 소환될 경우 그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한 핵심 참모는 “검찰 수사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어쨌든 곤혹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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