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싹쓸이냐 비박 입성이냐
‘친박 독주형이냐, 비박 견제형이냐.’새누리당의 5·15 전당대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14일 지도부를 구성할 당 대표 등 최고위원 5명의 인적 구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친박(친박근혜)계가 지도부를 싹쓸이하느냐 아니면 비박(비박근혜)계가 지도부에 입성하느냐에 따라 정치적 의미뿐만 아니라 당 운영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하루 앞둔 14일 서울 영등포구 선거관리위원회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선거인단으로 사전 등록한 당원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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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대표에는 친박 성향의 황우여 전 원내대표가 가장 유력한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여성 몫의 최고위원에는 유일한 여성 후보이자 친박계인 이혜훈 의원이 확정됐다. 나머지 최고위원 세 자리를 놓고 7명의 후보들이 경합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결국 관전 포인트는 남은 최고위원 세 자리를 누가 차지하느냐는 것이다.
친박계인 정우택·유기준·홍사종·김태흠·김경안 후보 중에서만 최고위원이 배출될 경우 차기 지도부는 친박 일색이 된다. 이 경우 지도부 내부의 견제보다는 지도부 밖 비박계 대선주자들의 공세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 친박계 당권주자들은 비박계 대선주자들이 요구하는 완전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 도입에 일제히 반대하는 등 대선 후보 ‘경선 규칙’ 문제와 관련해서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과 보조를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경선 규칙을 둘러싼 갈등이 전방위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 관계자는 “친박계가 지도부를 독식할 경우 향후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각종 잡음이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반대로 비박계인 심재철·원유철 의원 두 명 또는 둘 중 한 명이 지도부에 입성할 경우 상황은 달라진다. ‘박근혜 사당화’ 논란은 일정 부분 차단할 수 있는 반면 상대적으로 지도부 내 불협화음이 커질 수도 있다. 비박계 최고위원이 비박계 대선주자들을 대변하는 ‘확성기’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새 지도부의 당면 과제가 공정하고 안정적인 경선 관리라는 점을 감안하면 부담이 될 수 있다.
후보들의 정치적 성향을 고려한 ‘계파 투표’ 외에 출신 지역을 감안한 ‘지역 투표’가 이뤄질지도 남은 변수로 꼽힌다. 특히 이날 전국 251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실시된 당원·청년 선거인단 선거 투표율이 저조해 15일 전대에서 이뤄지는 대의원 투표가 후보들의 당락을 가를 것으로 예상된다. 당원·청년 선거인단 투표에는 전체 대상자 20만 6182명 중 14.1%인 2만 9121명만 참여했다. 이는 지난해 7·4 전대 당시 투표율 25.9%보다 11.8% 포인트 낮은 것이다.
전대에서는 대의원 8934명의 현장 투표가 진행된다. 앞서 지난 13~14일에는 일반 국민 3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가 실시됐다. 당원·청년·대의원 투표 70%, 여론조사 30%를 각각 반영해 당선자를 선출한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2012-05-15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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