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 개원연설…김선동 등 주변 의원들과 악수
이명박 대통령의 2일 19대 국회 개원 연설은 4년 전의 국회 연설 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이 대통령이 국회를 찾아 연설한 것은 지난 18대 국회가 출범한 2008년 개원식 때 이후 4년만이다.이명박 대통령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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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녹록지 않은 대외상황을 설명하며 행정부ㆍ입법부의 긴밀한 협력을 당부했지만, 연설 도중 의석에서는 단 한 차례의 박수도 나오지 않았다.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누구도 박수를 유도하지 않았다. 지난 2008년 7월 국회 개원식 때 쇠고기 정국의 여파로 여야가 첨예하게 대치했지만, 당시 여당인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 대통령의 개원 연설에 28번의 박수로 힘을 보탠 바 있다.
이 대통령은 개원 연설을 마친 뒤 단상에서 내려와 서울 종로 출신으로 가장 오른편 앞쪽에 있는 민주당 정세균 의원을 비롯해 앞줄에 앉아 연설을 경청한 의원들과 차례로 악수했다.
이 대통령이 중앙통로로 퇴장하자 주변의 의원들이 기립, 이 대통령과 악수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새누리당 소속이었고 18대 국회 때 ‘최루탄 파동’을 일으킨 통합진보당 김선동 의원도 이 대통령의 손을 잡았다.
다만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민주당 문재인 의원 등 일부 여야 대권주자들은 중앙통로에서 다소 떨어진 곳에 위치해 이 대통령과 직접 대면하지는 못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의장 접견실로 이동, 여야 지도자, 5부 요인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는 이날 출범식을 가진 세종시와 올해 대선에서 적용되는 재외국민 선거 등이 화두에 올랐다.
강 의장은 “개원이 늦어져서 걱정을 조금 끼쳐 드렸다”면서 “여야 대표가 합의해서 잘 도와줘 (개원이) 됐다. 열심히 일해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참석자들과 돌아가며 일일이 악수한 이 대통령은 “제가 도움을 더 많이 받아야죠”라며 국회 차원의 협조를 부탁했다.
이 대통령이 세종시 추진 현황에 대해 묻자 민주통합당 이해찬 대표는 “세종시가 많이 늦어졌다. 속도를 낼 수 있도록 범정부 차원에서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김황식 국무총리는 “일부 부서가 나가기 시작했다. 총리공관도 10월 중순 완공된다”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괜히 얼마 안 있으면서 헌 집 만드는 것 아니냐”고 말해 웃음이 나왔다.
앞으로 얼마 지나지 않아 정권이 바뀌면 후임 총리가 사용해야 하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농담을 던진 것이다.
또한 이 대통령은 최근 남미 순방 사실을 거론하며 “선거가 끝나서인지 교민들이 재외국민 선거에 크게 관심을 표시하지 않았다”며 “재외국민 선거에서 선거법 위반이 발생하면 어느 나라 법이 적용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김능환 중앙선관위원장은 단속의 실효성에 문제를 제기하면서도 “선거법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5년간 여권 발급이 제한되므로 심리적 압박을 느낄 것”이라며 “염려를 안해도 될 것”이라고 답했다.
나아가 이 대통령을 비롯한 참석자들은 일제히 올해 대선에서 재외국민 투표율이 높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사법부 수장들은 ‘재판관 공석 사태’를 막기 위한 입법부의 배려를 구하기도 했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대법관 4명이 임기를 마치면 대법원 업무가 반 이상 마비되는 등 어려운 상황에 있으므로 끝까지 배려해 달라”고 4명의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조속한 임명동의를 요청했고, 이강국 헌법재판소장은 “헌법재판관 결원 상태가 1년 이상 지속되고 있다”며 헌법재판관 공백 사태를 상기시켰다.
김능환 중앙선관위원장은 “올해 대선이 있어 선관위가 제일 바쁜 시기인데 여야 모두 선거법만 잘 준수해 앞으로 편하게 선거관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선거법 준수를 우회적으로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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