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거래 규제강화엔 한목소리..해법도 비슷
지배구조 개선은 소수의 지분을 보유한 재벌 총수가 계열사 전체를 지배하고 사업을 문어발식으로 확장하는 것을 막기 위한 해법 차원에서 검토되고 있다.박 후보는 재벌의 비정상적인 지배구조로 인한 문제점에 공감하면서도 지배구조에 직접 ‘메스’를 가하는데 신중한 입장이다. 재벌의 긍정적 역할을 인정하되 경제력 남용을 막는데 주력하자는 쪽이다.
그러나 문-안 두 후보는 비록 상당한 저항과 논란을 불러오더라도 구조적 문제인 지배구조를 개혁해야 경제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각론에서는 입장차가 난다.
우선 순환출자 금지의 경우 박 후보는 기존 출자를 인정하되 신규 출자를 금지하는 쪽에 방점이 있다. 최근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이 당무에 복귀하면서 기존 출자분도 의결권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규제를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문 후보는 신규 출자 금지는 물론 기존 출자분까지 3년의 유예기간을 둬 모두 해소하자는 입장이다. 이를 이행하지 않을 때는 의결권을 제한하고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안 후보는 신규 출자 금지 원칙을 제시하면서 기존 출자분은 주식처분 권고 등 재벌의 자발적인 해소를 유도하도록 한 뒤 실행되지 않으면 강제 이행방안을 적용하는 2단계 해법을 제시했다.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 지분을 9%로 제한한 금산분리 규제에 대해 문-안 두 후보는 참여정부 때처럼 4%로 낮춰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주회사 역시 참여정부 말인 2007년 공정거래법이 개정돼 규제가 완화됐지만 그 이전 수준으로 환원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게 문-안 두 후보의 생각이다.
박 후보는 아직 금산분리와 지주회사 규제에 대한 입장을 특별히 밝히지 않은 상황이다.
출자총액제한제는 박-안 두 후보가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를 들어 도입에 부정적인 입장인 반면 문 후보는 출총제 부활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안 후보는 ‘체계적으로 중요한 금융기관(SIFI)’에 대한 계열분리명령제를 도입한 뒤 상황을 봐서 비금융기관에도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SIFI가 거시건정성을 위협하고 행위규제 수단으로도 해결되지 않는 상황이 된다면 해당 금융기관을 재벌 계열사에서 강제로 분리하는 것이 골자다.
박 후보는 계열분리 명령제에 대해 추후 경제민주화 공약 발표 과정에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되며, 문 후보는 당장 필요한 정책이 아니라고 보고 장기 과제로 미뤄둔 상황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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