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보람 드려야 했는데”… 침통ㆍ눈물 속 해단식

文 “보람 드려야 했는데”… 침통ㆍ눈물 속 해단식

입력 2012-12-20 00:00
수정 2012-12-20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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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캠프에는 고맙다는 감사 인사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해냈다는 보람을 드려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습니다.”

민주통합당 선대위 해단식이 20일 오후 영등포 당사에서 대선 패배의 충격으로부터 헤어나오지 못한 듯 무겁고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열렸다.

문재인 대선후보는 다소 상기된 얼굴에 애써 밝은 표정을 지으며 입장해 캠프 관계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문 후보는 인사말에서 “정말 복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는 참 힘들었지만 늘 행복했다. 제가 그 덕분에 많이 부족한데도 훨씬 잘할 수 있었는데 그 중심에 우리 캠프가 있었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또 “선거 막판에 정말 분위기도 놀라울 정도로 좋아졌고, 실제로 여론조사상으로도 그런 결과도 나타나 더 기대를 했다가 그만큼 아쉬움이 더 컸던 것 같다”면서 “어쨌든 그것은 전적으로 제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자책했다.

이어 “오히려 선대위로서는 제 생각에 정말 잘해주셨고 결과를 보더라도 정말 엄청난 성과를 거뒀다”면서 “투표율도 정말 더 이상 할 수 없을 정도로 최대한 끌어올렸고, 1천460만표라는 그동안 우리가 받아왔던 지지보다 훨씬 많은 지지도를 얻었다”고 그간의 노고에 감사를 표했다.

그러면서 “제가 새로운 정치, 새로운 시대를 직접 이끌어보겠다고 생각했던 꿈, 그것은 끝났다”면서 “다음에는 더욱 더 좋은 후보와 함께 세 번째 민주정부를 만들어내는 일을 반드시 성취하길 바란다”고 앞으로 대선 후보로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캠프의 좌장 역할을 한 정세균 상임고문은 “저희가 승리를 만들어내지 못해 큰 죄를 지었다”면서 “집권을 못했지만, 문 후보를 통해 국민에게 드린 약속을 잘 실천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해단식에 참석한 300여명의 캠프 관계자들은 문 후보의 인사말 도중 눈물을 훔치기도 했고, 일부 여성 자원봉사자들은 서로 부둥켜안고 오열하기도 했다.

한 여성 자원봉사자는 연단에 올라 “예쁘게 화장하고 해단식에 오려고 했는데 어젯밤부터 아침까지 눈물이 그치지 않아서 차마 화장을 할 수 없었다”면서 울먹였다.

해단식에는 정세균 정동영 상임고문, 김부겸 박영선 이인영 선대본부장, 추미애 국민통합본부장, 우원식 총무본부장 등이 선대위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문 후보는 당분간 구기동 자택에서 휴식을 취할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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