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500개 위원회’ 구조조정…상설위 ‘타깃’

인수위 ‘500개 위원회’ 구조조정…상설위 ‘타깃’

입력 2013-01-23 00:00
수정 2013-01-23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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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500여 개에 이르는 정부위원회를 대폭 ‘슬림화’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인수위의 핵심 관계자는 2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우리가 볼 때에는 위원회가 불필요하게 많다”면서 “위원회의 격을 낮추거나 완전히 폐지하는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매년 정부위원회 운영에 3천억원가량 예산이 소요됐지만, 이중 3분의 1 이상은 일년에 한번도 회의를 열지 않았을 정도로 예산낭비가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박근혜 당선인이 강조하는 복지 재원의 확보를 위해서도 정부위원회의 대대적 정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정기획조정분과 옥동석 위원도 “인수위 차원에서 주요 국정과제들이 정리되는 것에 맞춰 정부위원회도 정비할 생각”이라며 “제일 중요한 것은 사무기구가 있는 상설위원회로, 비용이 많이 드는 상설위원회에 대해선 구조조정ㆍ통폐합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차적으로는 사무조직을 갖춘 행정위원회 30여곳이 ‘심판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작년 6월말 기준 정부위원회 505개 가운데 자문위원회는 469개, 행정위원회는 36개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정확하게 구분이 되지는 않지만, 비상설 기구인 자문위원회와 달리 행정위원회는 대체로 사무조직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행정위원회 중에서는 중앙노동위원회ㆍ복권위원회ㆍ증권선물위원회 등 사실상 행정업무를 수행하는 기구도 있지만, 상당수는 정부부처 업무와 중복된다는 게 인수위측 판단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문위원회에 대해서도 강도높은 손질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인수위는 이명박 정부의 대표브랜드인 대통령자문위원회 6곳 가운데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ㆍ국가브랜드위원회ㆍ미래기획위원회ㆍ사회통합위원회를 폐지하기로 하면서 대대적인 ‘위원회 구조조정’을 예고한 바 있다.

나머지 녹색성장위원회는 대통령직속에서 총리실직속으로 위상이 격하됐고, 유일하게 지역발전위원회만 존치됐다.

옥동석 위원은 “1년에 한두 번 회의를 하는 자문위원들까지 어느 정도 구조조정을 해야할지는 판단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위원회 슬림화’가 얼마나 실효성을 거둘지는 미지수다. 역대 정부도 행정비효율과 예산 낭비를 이유로 정부위원회에 강력한 ‘메스’를 들이댔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5년 전 이명박 정부는 2008년 2월 인수위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 임기 말 579개에 달했던 위원회를 연내에 305개를 줄여 작고 효율적인 정부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에서도 정부위원회가 2010년 6월 431개로 줄었다가 지난해 6월 현재 505개로 다시 증가한 상황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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