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화법으로 본 ‘김용준 스타일’… 청문위원 만만찮겠네

인수위 화법으로 본 ‘김용준 스타일’… 청문위원 만만찮겠네

입력 2013-01-28 00:00
수정 2013-01-28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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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안들려! 잘못했어! 잘할게요!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가 2월 초 국회에서 열릴 인사청문회에 어떤 자세로 임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날 선 공방이 오고 갈 청문회장에서 그의 무뚝뚝하고 직설적인 화법이 어느 정도 통할지가 관건이다. 평소 보청기를 끼면서도 까다로운 질문엔 “귀가 잘 들리지 않는다”며 기자들을 당황케 했던 그가 청문위원들에게 어떤 스탠스를 취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인수위원 사이에서도 김 후보자의 독특한 화법은 화젯거리였다. 인수위 핵심 관계자들은 “김 후보자는 단답형에 솔직하게 직구를 던지는 스타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잘 안 풀리는 일이 있을 때에는 “안 들린다”며 능청스럽게 질문을 회피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24일 총리 후보자 지명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기자들의 질문에 “질문의 요지가 뭐예요.”라고 되묻는가 하면 “다시”라며 재질문을 요청하기도 했다.

답하기 곤란한 물음에는 “생각해 보지 않았다”며 오히려 질문자를 난감하게 만들었다. 이런 모습은 청문회에서도 어김없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 관계자도 “청문위원들로부터 날카로운 질문이 날아들면 김 후보자는 아마 ‘생각해 오지 않았다’고 답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또 “평소 잘 긴장하지 않고 너그러우며 낮은 자세를 취하고 해학적”이라는 평가도 그가 청문회에 임할 자세를 가늠케 한다. 후보자는 인수위원들의 ‘군기’를 잡을 때 “내가 팔자에도 없는 인수위원장을 맡게 돼 여러분(인수위원)들에게 이런 말 하게 돼 정말 죄송하다”며 당부의 말을 전달했다는 후문이다. 때문에 청문회에서 일부 비리 의혹이 제기돼도 웃으면서 “그런 내용이 어디서 어떻게 다 나오나. 그땐 잘못이 아닌 줄 알았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문제가 될 것 같다. 미안하다”며 쉽게 시인해 버릴 수도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2013-01-2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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