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준 뒤늦은 해명…검증실패 비난에 부담느낀 듯

김용준 뒤늦은 해명…검증실패 비난에 부담느낀 듯

입력 2013-02-01 00:00
수정 2013-02-01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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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준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지난달 29일 새 정부 첫 국무총리 후보에서 낙마한지 사흘만인 1일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뒤늦은 해명에 나섰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면 자료를 통해 두 아들의 병역면제 및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뒤늦은 해명의 배경을 놓고 여러 말들이 나오고 있으나 무엇보다 새정부 출범을 앞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것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낙마사태를 놓고 박 당선인의 ‘나홀로 깜깜이 인사’가 도마 위에 올랐고 인사검증 시스템에 중대한 오류가 있는 것으로 비판받은 만큼 뒤늦게나마 적극 해명함으로써 박 당선인의 행보를 돕겠다는 취지가 담겨 있다는 것이다.

실제 김 위원장은 “대통령 당선인이 제대로 검증하지도 않은 채 총리 후보로 지명했다는 쪽으로까지 비난이 확대돼 새 정부를 구성해 출발하는데 막대한 지장을 주고 있다”며 “의혹에 대해 해명할 수 있는 것은 해명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또 “박 당선인이 나를 총리 후보로 지명하는 과정에서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비난은 근거가 없다는 것을 밝히는 바”라고도 했다.

김 위원장이 총리 후보에서는 사퇴했지만 인수위원장직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하면서 해명의 필요성이 절실해졌다는 해석도 있다.

각종 의혹으로 도덕성에 상처를 입은 만큼 해명없이 새 정부 기틀을 짜는 업무를 책임지는 인수위원장직을 유지할 명분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인수위 주변에서는 대법관과 헌법재판소장을 역임하면서 평생 구축한 법과 원칙, 정의라는 이미지에 타격을 받은 김 위원장이 자신과 가족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해명 자료를 배포했다는 시각도 있다.

그럼에도 그를 둘러싼 각종 의혹들이 말끔히 해소되기에는 역부족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두 아들의 병역 면제 의혹의 경우, 당시 군대에 가지 않기 위해 각종 편법이 성행했다는 점에서 해명을 뒷받침할 객관적 자료 제시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있다.

장남은 신장과 체중이 기재돼 있는 고등학교 생활기록부 등 ‘원래 마른체형’이었다는 점을 입증할 자료가 충분치 않고, 애초 현역 입영대상이던 차남도 통풍이 악화된 시점과 병원 치료를 받은 시점이 명확치 않은데다 첫 징병검사 이후 6년이 지나 재검을 받았다는 점도 논란거리다.

부동산투기 의혹에 대한 해명도 의혹을 사실상 인정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안성 소재 임야를 장남 명의로 산 것은 이 땅이 경매로 나온 매물이었고 이를 매우 싼 값에 사들였다는 점에서 투기로 비쳐질 수 있다.

두 아들의 서울 서초동 부동산도 증여세를 내지 않은 것을 인정하고 국세청과 협의해 세금을 내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고, 이 부동산의 늑장 등기 이유에 대해서도 “나대지 상태로 보유할 경우 택지초과소유부담금이 상당하다”고 밝혀 언론이 제기한 의혹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부인 명의의 서울 마천동 토지도 ‘사적인 채권’의 변제용도로 받았다며 “투기 목적은 아니다”라고 반박했지만, 해당 토지가 보유 시점에 그린벨트였다가 이후 대부분 도로로 수용됐다는 점에서 투기 의혹을 말끔히 떨치기는 어려워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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