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한강기적’ 네차례 강조…朴 “짧을수록 좋아…20분내 임팩트있게”5천300자 분량으로 역대 대통령에 비해 짧아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취임사에서 밝힌 국정운영의 열쇳말은 ‘창조경제’와 ‘국민행복’, ‘문화’다.성장동력인 창조경제를 통해 경제부흥을 일으켜 궁극적으로 국민행복 시대를 열겠다는 뜻이다.
’희망의 새 시대를 열겠습니다’라는 취임사 제목에서 보듯 새로운(14번), 희망(9번), 꿈(7번) 등 희망적인 메시지가 곳곳에 담겼다.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국민’으로 모두 57번 사용됐다. ‘국민’이라는 단어는 역대 대통령의 취임사에서도 애용됐지만, 이번에 유독 많이 등장한 셈이다.
이는 국가보다는 국민 한명 한명의 행복을 우선시하겠다는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에 따른 것이다. 국민행복(7번)을 포함해 ‘행복’이라는 단어만 20번 등장했다.
국민행복을 뒷받침하는 주춧돌로서 ‘경제’가 부쩍 강조됐다. 창조경제(8번), 경제부흥(4번) 등을 포함해 ‘경제’라는 용어만 19번 언급됐다.
박 대통령은 특히 도전(4번), 저력(3번), 개척(2번), 역경ㆍ고난ㆍ의지(각 1번)을 잇따라 거론하며 선친인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압축성장을 대표하는 ‘한강의 기적’을 4차례 언급했다.
’문화’ 단어를 19번 언급한 부분도 눈에 띈다. 빈도로만 보면 국민행복 및 경제와 같은 비중을 둔 셈이다.
박 대통령측 핵심 관계자는 “역대 취임사와 가장 큰 차이는 문화쪽에 엄청나게 비중을 둔 것”이라며 “새로운 시대에 문화대국ㆍ문화강국으로 가야 한다는 뜻이 강하게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간판 대선공약임에도 후퇴 논란을 빚었던 ‘경제민주화’는 두차례 언급됐다. 빈도는 많지 않지만, 앞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국정과제 보고서에서 ‘경제민주화’라는 단어가 아예 실종되면서 경제민주화 후퇴 지적이 불거졌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최근 북한의 핵실험으로 한반도 안보 우려가 커진 것과 관련해선 북한과 북핵이라는 단어가 각각 5번과 4번 사용됐다.
전반적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사 키워드인 ‘기업’, ‘선진’이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북한’ ‘동북아’ 등의 화두와는 확연히 구별된다.
20분 안팎의 취임사 도중 국회 앞마당을 가득 메운 청중들로부터 30차례 박수가 터져 나왔다. 문화융성, 북한 핵실험, 국민행복 등과 관련해 언급할 때 박수가 집중됐다.
연설문은 총 5천300여자로 역대 취임사에 비해 분량이 크게 줄었다. 이명박 대통령의 연설문은 8천700여자에 달했다.
박 대통령은 측근 실무진에게 “사람들 추운데…주례사나 이런 거는 짧을 수록 좋다”면서 “20분 이내로 해서 임팩트있게 간단하게 하면 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사는 별도의 준비위원회 없이 박 대통령을 의원 시절부터 보좌해온 정호성 청와대 부속1비서관 내정자 등 측근들이 기본 골격을 잡은 뒤 박 대통령이 막판까지 꼼꼼하게 점검하고 수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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