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변화하면 더욱 유연하게 접근할 것” 남북관계 개선 주목”위대한 국민과 희망의 새시대 열것”…고달픈 국민에 ‘희망’ 메시지”상생·화합 동참해달라” 정부조직법 대치 정치권 협조요청 해석
박근혜 대통령은 1일 3·1절 기념사에서 한일 관계에 대해 일본이 역사를 정직하게 성찰하고 가해자로서 책임지는 자세를 가져야만 양국이 공영의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5년 전 이명박 전 대통령이 같은 자리에서 한국과 일본의 미래지향적 관계를 강조하면서 실용의 자세로 나아가자고 촉구한 것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화해와 협력의 미래로 나아가야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일본이 지난 역사를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봐야 하고 이를 통해 양국간 신뢰가 쌓여야 함을 강조하면서 과거사에 대한 일본 정부의 반성과 책임을 강한 어조로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다른 사안들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역사 문제에서만큼은 신뢰와 정직 그리고 책임있는 자세가 양국간 관계 발전의 근간이라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한일간 역사도 마찬가지다. 지난 역사에 대한 정직한 성찰이 이뤄질 때 공동 번영의 미래도 함께 열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역사적 입장은 천년의 역사가 흘러도 변할 수가 없는 것”이라며 “일본이 우리와 동반자가 돼 21세기 동아시아 시대를 함께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역사를 올바르게 직시하고 책임있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박 대통령이 당선 이후 견지해 온 한일 관계의 기조를 그대로 이어가는 것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인 지난달 4일 일본 총리 특사단을 접견한 자리에서 “역사를 직시하면서 화해와 협력의 미래를 지향하고, 이를 위해 양국간 꾸준히 신뢰를 쌓아나가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취임식 외교 사절인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를 접견한 자리에서도 “진정한 우호관계 구축을 위해서는 역사를 직시하면서 과거의 상처가 치유되도록 노력하고, 피해자의 고통에 대한 진심어린 이해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최근 일본 정부의 ‘독도 도발’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우리 세대 정치 지도자들의 결단과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하고, “일본 정부는 적극적인 변화와 책임있는 행동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한일 관계의 얽힌 실타래를 풀 책임은 ‘가해자’인 일본 정부에 있음을 명확히 했다.
박 대통령은 또 남북 관계에 대해서도 북한이 변화의 길을 걷는다면 신뢰가 쌓일 수 있고 궁극적으로 남북한이 공동 발전할 수 있다는 자신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무엇보다 북한에 대해 ‘대화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북한의 3차 핵실험으로 남북 관계가 경색됐지만 북한의 변화 여부에 따라 남북관계 개선의 의지를 명확히 한 것이다.
기념사에서 “북한의 도발에는 더욱 강력하게 대응하되 북한이 올바른 선택으로 변화의 길을 걷고자 한다면 더욱 유연하게 접근할 것”이라고 언급한 대목이 그 부분이다.
박 대통령은 이와 함께 94년 전 3ㆍ1운동 당시 독립선언의 취지와 자신의 국정비전인 ‘국민행복, 희망의 새시대’가 같은 맥락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국민과 함께 가면서 자신의 국정비전 약속을 실천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념사에서 “대한민국이 숱한 도전과 어려움을 극복하고 한강의 기적이라는 신화를 이룩할 수 있었던 것은 위대한 국민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그 국민들과 함께 경제부흥과 국민행복, 문화융성으로 희망의 새 시대를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자 한다”고 말했다.
경제 양극화와 일자리 부족 등으로 국민 다수가 고통을 겪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해 국민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이와 관련, 개개인의 행복이 국력의 토대가 되도록 만들고 복지 사각지대가 없도록 맞춤형 복지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천명했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 “국민 여러분께서도 작은 차이는 뛰어 넘어 공동체를 위한 대승적 양보와 나눔의 대열에 동참해 주시고, 대립과 분열의 현장에 상생과 화합의 길이 열릴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란다”며 국민이 그 길에 함께 해줄 것을 요청했다.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의 지지를 호소하는 동시에 최근 정부조직 개편안을 둘러싼 정치권의 대치로 새 정부가 계속 ‘파행’을 빚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정치권에 대승적인 협조를 요청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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