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재등장 민주 주류는 경계… 비주류는 관망

安재등장 민주 주류는 경계… 비주류는 관망

입력 2013-03-13 00:00
수정 2013-03-13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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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파별 촉각 속 ‘동상이몽’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재개한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의 움직임을 바라보는 민주통합당 내 주류·비주류 간 속내가 복잡하다. 당내에서는 안 전 교수가 당장 신당 창당 작업에 들어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지만, 안철수발(發) 정계개편 촉발 가능성에는 여전히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안 전 교수의 정치재개를 바라보는 주류와 비주류의 시선은 미묘하게 엇갈린다. 주류 측은 안 전 교수의 등장을 극도로 경계하는 모습이다. 대선 당시 종합상황실장이었던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12일 한 라디오에서 “안 전 교수가 후보 단일화 조건으로 미래 대통령이라고 표현해 달라고 요구한 것은 사실”이라며 폭로전을 이어 갔다. 홍 의원은 또 “안 전 교수의 미지근한 선거운동은 결코 도움이 되지 않았다”며 대선 패배 책임을 안 전 교수 측으로 돌렸다. 지난 대선 패배의 앙금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방증이다.

주류 입장에서는 안 전 교수 측의 신당 창당 움직임에도 극도로 경계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신당이 창당되더라도 성공할 것으로 보지는 않고 있다. 신당이 성공하려면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할 정도의 소속 의원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19대 국회의원 임기가 4년이나 남았고, 신당 창당 이후 전망마저 불투명한 상태에서 의원들이 당을 박차고 나가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주류 측의 한 의원은 “열린우리당 학습 효과로 신당이 만들어져도 당을 옮길 의원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반면 비주류 측은 안 전 교수를 ‘연대의 대상’으로 보며 관망하는 분위기다.

김영환 민주당 의원은 “안 전 교수는 큰 범위 안에서 민주 개혁세력의 자산”이라면서 “국민의 관심을 받고, 정계에 진출해, 정치권의 새로운 소용돌이를 일으키는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같은 당 황주홍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5·4 전당대회에서 당권 교체가 이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면서 “그러면 안 전 교수 측과의 연합과 연대의 협상 노력이 바로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당대회에서 비주류 측이 당권을 잡게 되면 친노·주류 측과 달리 ‘안철수 신당’과도 연대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물론 비주류 측도 ‘안철수 신당’이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이는 많지 않다. 오히려 비주류 측은 이번 전당대회를 당권을 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다. 신당이 만들어진다고 해도 굳이 당을 박차고 나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비주류 측 관계자는 “민주당의 계파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게 되면 신당으로 옮겨 갈 의원이 있겠지만, 현재는 그런 단계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2013-03-1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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