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선 타고 섬부대 방문에 새 찬양 노래 공개, 공연 관람까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연합뉴스
연합뉴스
북한이 최고지도자의 우상화에 힘쓰는 것은 새로운 일은 아니지만, 우상화 수단과 그 수순 등이 작년 8월 한미 군당국이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진행했을 때와 똑같은 것으로 분석돼 눈길을 끈다.
김 제1위원장은 작년과 올해 모두 소형 목선을 타고 서해 최전선의 섬 부대를 방문함으로써 군 최고사령관의 담력과 용맹을 과시했다.
작년에는 UFG 연습을 사흘 앞둔 8월 17일 연평도 포격을 주도했던 무도방어대와 인근 장재도방어대를 시찰했다.
올해도 지난 7일 이 두 부대를 찾아 “연평도포격전은 정전 이후 가장 통쾌한 싸움”이라고 격려한 데 이어 11일에는 백령도 타격임무를 부여받은 월내도방어대도 방문했다.
특히 김 제1위원장은 서해 최전방에서 작은 목선을 탄 모습을 연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2일 김 제1위원장이 월내도방어대를 시찰했을 때 바다에서 20명 정도가 탈 수 있는 목선을 타고 손을 흔드는 사진을 발행했다.
이는 김 제1위원장이 작년 8월 김 제1위원장이 목선을 타고 무도방어대를 찾은 장면을 연상케 한다. 당시 북한 매체는 김 제1위원장을 ‘담력과 배짱의 지도자’라고 선전했다.
이에 대해 최영덕 평안북도간석지건설연합기업소 지배인은 “작은 발동선을 타시고 백령도가 지척에 바라보이는 서부전선 최대열점지역의 전초기지인 월내도방어대를 또다시 시찰하시였으니 세상에 이런 강인대담한 영도자가 또 어디에 있겠는가”라고 말했다고 노동신문이 13일 전했다.
북한 매체가 김 제1위원장에 대한 새로운 찬양가를 소개하는 것도 작년과 비슷하다.
노동신문은 지난 11일 1면에 김정은 제1위원장에 대한 충성을 강조하는 ‘운명도 미래도 맡긴 분’이라는 제목의 노래 가사와 악보를 게재했다.
작년에도 김 제1위원장이 전선을 잇달아 시찰하던 8월26일 ‘불타는 소원’이라는 새 찬양가가 노동신문에 실렸다. 이 노래에는 ‘하늘땅도 소원하는 원수님의 안녕’ 등 김 제1위원장을 우상화한 표현이 담겼고 그때부터 북한에서 자주 불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제1위원장이 장병과 함께 공연을 관람하며 군대의 사기를 높이는 형태도 닮았다.
북한 매체는 12일 김 제1위원장이 군인들과 인민군 제531군부대 예술선전대공연을 관람했다고 전했다. 그는 작년 8월25일에도 동부전선을 시찰하면서 장병들과 모란봉악단의 공연을 관람한 바 있다.
두 공연 모두 군대의 사기를 높이고 최고지도자에 대한 충성을 강조하는 곡들이 연주됐다.
이처럼 북한이 작년에 이어 올해 한미 연합훈련 시기에 비슷한 방식으로 김 제1위원장을 띄우는 것은 체제결속을 강화하고 최고지도자의 군사적 리더십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키 리졸브’라는 엄중한 상황을 계기로 최고지도자를 중심으로 당, 정, 군이 똘똘 뭉치자고 강조하고 있다”며 “특히 김정은은 부친 김정일보다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적극적으로 지도력을 부각하려는 것 같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