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아들 김앤장서 회계사 근무
대형 로펌 출신인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자격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장남이 로펌에 근무하고 있어 자칫 유착관계가 빚어질 수 있고, 후보자의 경력이 현행법상 공정위원장 자격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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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조항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 또는 소비자 분야에 경험 또는 전문지식이 있는 자’를 대통령이 공정위원장으로 임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2007년 자격 요건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됐다.
그러나 김 의원에 따르면 한 후보자는 23년간 변호사로 활동했지만 공정거래 관련 사건은 4건만을 수임했다. 서울대에서 1999년에 취득한 박사학위 논문은 ‘기업구조조정 과세에 관한 연구’였고, 2011년 4월까지 학술지 등에 게재한 논문 27개는 모두 세법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또 이날 김기식 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한 후보자의 장남 승구(30)씨는 공인회계사로 지난해 9월부터 김&장에서 회계사로 근무 중이다. 한 후보자 역시 17년간 김&장에서 변호사로 일했다.
김 의원은 “한 후보자가 임명되면 아버지는 공정위에서 대기업 불공정행위를 단속하고 아들은 대기업을 변호하기 위한 사건을 수임하는 등 공공과 민간의 유착관계가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형 법무법인들에는 한 후보자와 가까운 이들도 대거 포진하고 있다. 한 후보자의 연수원 13기 동기 중 김&장에 7명, 율촌에 4명이 근무하고 있다. 특히 김&장의 차동민·김원정·정진영·주한일·변영훈 변호사, 율촌의 송인보 변호사, 삼성전자 법무실의 김상균 변호사가 대학 동기이자 연수원 동기다. 삼성전자 법무실의 성열우 변호사는 대학 동기다.
한 후보자는 최근 논문을 통해 증세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도 드러냈다.
그는 지난해 11월 조세관련학회 연합학술대회에서 ‘과거 5년간의 세제개편의 방향과 향후 5년간의 바람직한 방향’을 발표했다. 그는 새 정부의 조세정책에 대해 “새로운 세목의 신설이나 세율의 대폭적 인상 등 가파른 증세정책은 자칫하면 민간의 투자와 소비를 더욱 위축시킨다”면서 “성장률과 일자리의 감소 및 이로 인한 소득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복지공약 재원 마련을 위해 일정 정도의 증세도 고려해야 한다는 여권의 시각과 배치되는 셈이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2013-03-2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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