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사장 선임제도 개선을”…김재철 사장 임원회의에서 사표
민주통합당은 방송문화진흥회가 김재철 MBC 사장의 해임을 결정한 다음 날인 27일 차기 사장 선임에 대한 청와대와 여당의 개입 차단을 강조했다.박기춘 원내대표는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방문진은 청와대와 정치권의 영향에서 벗어나 독립적으로 공정한 인물을 임명해야 한다”면서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인선에 개입할 생각을 추호도 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여야 합의로 국회에 설치하기로 한 ‘방송공정성 특별위원회’ 위원장에 전병헌 의원을 선임하고 특위를 통해 공영방송의 독립성 확보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에 본격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전 의원은 MBC를 포함한 공영방송 3사 이사회 정원을 12명으로 늘리고 공영방송의 이사를 여야 동수로 추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방송법 개정안을 이미 발의했다. 현재 방문진 이사회는 여당 추천 6명, 야당 추천 3명 등 9명의 이사로 구성돼 있어 청와대와 여당의 입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새누리당에서도 공영방송의 사장 선임에 대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남경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 연석회의에서 “방문진과 KBS 이사를 여야 동수로 하든지, 사장 선임 방식을 3분의2 이상으로 (찬성 수를) 높인다든지 하는 식으로 여러 방안을 논의해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비대위원을 지낸 이상돈 전 중앙대 교수는 이날 라디오에서 “공영방송 사장, 이사진은 야당이 볼 때 100% 동의는 못 해도 납득할 수 있는 인물이 돼야 방송이 제대로 굴러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 사장은 이날 오후 임원회의에서 사표를 제출했다. MBC는 “김 사장이 오후 임원회의에서 대주주인 방문진의 뜻을 존중해 사퇴하겠다고 밝히고 사직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김 사장의 사퇴로 방문진의 해임안을 사실상 무력화했다. MBC 안팎에서는 김 사장의 사퇴 결정이 해임을 피하기 위한 선택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2013-03-2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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