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장·차관급 83명 중 52명 고시 출신

새 정부 장·차관급 83명 중 52명 고시 출신

입력 2013-04-01 00:00
수정 2013-04-01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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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공기업 사장 절반 차지…금융계도 CEO 등 핵심 요직

박근혜 정부를 떠받칠 고위직 인선이 거의 마무리됐다. 역대 어느 정부보다 잡음과 내홍이 심했던 이번 인선의 두드러진 특징은 관료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다. 특히 장차관급 고위직에 임명된 공무원 출신 대부분은 행정·기술·외무고시, 사법시험 등 특정 시험을 통해 공직에 입문한 사람들이다.





서울신문이 새 정부의 기구도를 토대로 집계한 결과 17부 3처 17청의 기관장과 각 부 차관, 청와대 수석비서관 등 새로 임명된 차관급 이상 공직자 83명 중 52명(약 63%)이 고시를 거친 공무원 출신이었다. 국무총리와 17개부 장관 등 18명 중 11명, 차관 27명 중 22명, 청와대 3실장 9수석 중 6명이 고시 출신이다. 이들 외에 검찰총장, 법제처장, 식품의약품안전처장도 고시를 거쳤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역대 다른 정부의 관료 의존도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명박 정부와 참여정부에서도 차관급 이상 고위직의 절반 이상을 고시 출신 공무원들이 차지했다.

고시 출신 관료의 고위직 독점은 정부 기관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장차관이나 각 부처 실국장들이 현직에서 퇴임하면 상당수가 주요 공기업 등 공공기관 수장이나 임원 자리로 옮겨 앉는다. 현재 한국전력공사, 한국철도공사, 한국수자원공사 등 10대 공기업 최고경영자(CEO) 중 5명이 고시를 거친 공무원 출신이다. 고시 출신 공무원들은 정부가 최대 주주이거나 영향력을 행사하는 주요 금융그룹 수장과 은행장 자리에도 적잖이 진출해 있다.

이들은 정부 부처와 공기업, 주요 금융기관의 최고 핵심 요직을 사실상 독점하면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이런 현상이 국가 발전에 긍정적인지 아니면 부정적인지 논란을 떠나 이들이 대한민국의 최고 파워 엘리트 그룹인 것은 현실이다.

임창용 전문기자 sdragon@seoul.co.kr

2013-04-0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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