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개성공단 국제화’에 어떤 태도 보여왔나

北, ‘개성공단 국제화’에 어떤 태도 보여왔나

입력 2013-07-08 00:00
수정 2013-07-08 16:54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전문가 “국제화 문제 남북 인식차 극복해야”

정부가 ‘개성공단 발전적 정상화’와 관련해 국제화 방안을 부쩍 강조함에 따라 이 문제에 대한 북한의 태도에 관심이 쏠린다.

박근혜 대통령은 8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남북관계에 대해 “앞으로 남북관계가 잘 성사되려면 상식과 국제적 규범에 맞는 합의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고, 오는 10일 열릴 개성공단 후속회담에서도 공단 국제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근혜 정부는 일찌감치 대북정책 구상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서 외국계 기업의 유치를 골자로 한 개성공단 국제화를 강조해왔지만 북한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여왔다.

북한은 지난 5월 15일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대변인을 통해 “6·15의 정신에 따라 건설된 민족공동의 경제개발지구를 국제화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당시 박 대통령이 개성공단 문제와 관련해 남북대화 제의를 지시하며 개성공단의 국제화와 안전장치 보장 등을 언급한 데 따른 반응이었다.

이후 북한은 개성공단 국제화를 남북관계 문제에 외세를 끌어들이려는 반민족적이고 반통일적 ‘책동’이라며 최근까지 계속 비난해왔다.

하지만 북한의 이런 반발은 개성공단 개발 초기부터 외국기업 유치 문제 등에 공감했던 것과 비교된다.

북한은 2003년 제정한 ‘개성공업지구법’ 1조에서 “개성공업지구는 공화국의 법에 따라 관리운영하는 국제적인 공업, 무역, 상업, 금융, 관광지역”이라고 규정했다.

실제로 남북은 개성공단에서 외국계 기업의 입주를 제도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남북은 개성공단을 개발하면서 외국기업에 분양할 토지를 따로 마련했고 중국, 독일계 기업들이 공단 입주를 추진한 적 있다.

2009년 말 남북의 개성공단 관계자들이 중국의 칭다오(靑島), 베트남의 엔풍 공단 등을 공동으로 시찰한 것도 개성공단을 국제적 공단으로 발전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이었다.

북한이 최근 외자를 유치해 각지에 경제개발구를 설치하고 금강산을 국제관광특구로 만들겠다고 밝혀온 것만 봐도 개성공단 국제화에 반대할 명분이 크지 않다.

북한이 이런 상황에서 공단 국제화 문제에 반발하는 것은 전반적인 남북관계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남북관계가 정상적으로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제화라는 개념이 남북공조에 거리를 둔 부정적 표현으로 북한에 인식되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개성공단 국제화에 대한 남북간 인식이 차이가 있는 만큼 서로 접점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조봉현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남북간 신뢰가 깨진 상태에서 북한이 개성공단 국제화의 개념을 오해한 측면이 있다”며 “정부는 개성공단 국제화가 공단을 활성화하는 개념이라는 것을 북한에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도 “개성공단에 외국인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려면 노무관리, 통행, 통신 등 투자환경이 많이 개선돼야 하고 현 상태로는 어렵다”며 “우리 정부는 북한과 신뢰를 쌓으면서 개성공단 국제화를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