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국회 소집은 국정조사 물타기 의도”
장외투쟁 18일째를 맞은 민주당이 전면적 장외투쟁에 나설지, 국회로 돌아갈지 갈림길에 섰다.아직 ‘천막’을 접을 명분을 찾지는 못했지만, 이번 주에 국정원 국정조사가 마무리될 예정인데다 새누리당이 작년도 결산안 처리를 위한 임시국회를 단독 소집해 놓는 등 ‘환경 변화’가 있어서다.
민주당 지도부는 일단 19일 국정조사 청문회에 참석하는 등 ‘원내외 병행투쟁’ 기조를 이어간다는 입장이지만, 같은 날 시작되는 새누리당 단독소집 임시국회에는 당분간 응하지 않기로 했다.
정성호 원내 수석부대표는 1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국정조사가 끝나고 여야가 의사일정을 합의해야 한다”면서 “국민 관심사가 국정조사에 쏠린 상황에서 단독으로 결산국회 소집을 요구한 것은 장외투쟁 동력을 빼고 국정조사를 물타기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결산국회에 참여하더라도 이번 주 후반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당 지도부의 이런 입장에도 불구하고 국정원 국조 결과에 따라 전면적인 장외투쟁으로 전선을 확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당내에선 지난 16일 국정원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핵심증인인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사상 초유의 증인선서 거부와 불성실한 증언 태도로 진상규명을 오히려 방해했다며 불만이 비등하고 있다.
게다가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과 권영세 주중 대사의 증인 채택 요구를 이날 새누리당이 최종 거절함에 따라 막판 국조 일정의 파행, 이와 맞물린 전면 장외투쟁 전환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 국조특위 위원들은 간담회에서 “원활한 국정운영을 위해서는 국정조사에서 반드시 진실이 밝혀져야 하며 이를 위해 김무성 의원, 권영세 대사가 반드시 청문회장으로 나와야 한다”며 “국민과 국회를 무시한 데 따른 분노의 불씨는 전국 방방곡곡 불길로 타오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정조사 무용론’에 따른 당내 강경파의 득세 가능성과 특검 요구가 불거진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당분간 대치국면 해소는 어려울 전망이다.
문재인 의원이 이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4주기 추도식에서 “특검을 통해서라도 끝까지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특검론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새누리당은 부정적 태도를 분명히 해 또다른 불씨를 예고했다.
이 때문에 당 일각에선 결산국회는 물론 다음 달 정기국회까지 연계해서 투쟁의 강도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마저 나오고 있다.
국정원 사건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와 책임자 처벌, 국회 주도의 국정원 개혁안 마련 등 장외투쟁의 명분으로 내세운 조건이 어느 것 하나 성사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박 대통령과 김한길 대표의 회담 제안도 답보 상태여서 민주당 장외투쟁의 출구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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