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도 ‘개인 경쟁’ 강조…”농장원도 실적 등수 매겨”

北도 ‘개인 경쟁’ 강조…”농장원도 실적 등수 매겨”

입력 2013-08-20 00:00
수정 2013-08-20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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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평가 회계체계 개선도 언급…경제성과 독려 의도

북한이 그동안 주로 직장, 작업반별 ‘사회주의 경쟁’을 독려해오다 최근 개인의 근로의욕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 사례를 잇달아 소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9일 ‘대중의 정신력은 어떻게 발동되였는가’라는 제목의 글에서 남포시 강서구역 청산협동농장이 농장원들의 경쟁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고 선전했다.

노동신문은 이 협동농장이 농장원의 경쟁을 유도하는 방식에 대해 “일꾼들은 영농공정이 끝날 때마다 실적을 놓고 작업반, 분조의 순위뿐 아니라 중요영농작업을 맡은 농장원들의 순위도 함께 내도록 하였다”고 전했다.

신문은 특히 “작업반, 분조들에 대한 물질적 평가는 여러가지 농기구들과 농사에 필요한 영농물자를 가지고 하였으며 농장원들에게는 생활필수품을 상으로 주도록 하였다”고 부연했다.

공장 간부가 근로자의 생산평가를 모범적으로 진행한 사례도 소개됐다.

노동신문은 이달 7일 평양 보통강피복공장 지배인이 생산실적이 좋은 종업원의 작업 장면을 촬영한 동영상으로 근로자의 성과를 끌어올렸다고 선전했다.

신문은 “남모르게 한 소행이 자신의 얼굴과 함께 소개될 때, 작업반 모두가 영예의 혁신자로 소개될 때 받아 안은 감정은 그전과 달랐다”며 “여기에 정치적 평가와 물질적 평가가 안받침되였다(뒷받침됐다)”고 밝혔다.

노동신문은 또 지난 16일 황해북도 신평군이 밭갈이 등 영농작업에 필요한 소의 숫자를 크게 늘린 것은 소관리공의 경쟁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북한 매체의 이런 보도는 농장, 공장 등의 경제 단위에서 개인 간 경쟁을 독려하는 분위기를 확대함으로써 생산 성과를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생활필수품 등 물질적 인센티브는 북한이 최근 경제관리개선 조치를 추진하는 흐름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앙의 지시에 따른 계획경제에 다소 유연성을 발휘하고 개인과 기업소, 공장 등의 자율성을 확대하는 조치로 해석된다.

앞서 김일성종합대학학보는 2013년 2호(4월 20일 발행)의 ‘현실발전의 요구에 맞게 경제지도와 관리를 개선하기 위한 회계계산방법론을 확립하는 데서 나서는 문제’라는 논문에서 근로자에게 일한 만큼 분배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공장, 기업들은 이를 위해 모든 근로자의 노동의 양과 질, 그리고 결과를 매일 평가해 종업원에게 알려주는 것을 제도화해야 한다는 것이 논문의 주장이다.

북한 당국이 회계체계 개선까지 언급할 정도로 개인별 성과에 관심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조봉현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보통 사회주의에서 개인 간 능력에 차등을 두는 것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북한이 개인 간 경쟁으로 단기간에 성과를 내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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