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독립성’ 논란 속 성용락 대행체제 출범

감사원 ‘독립성’ 논란 속 성용락 대행체제 출범

입력 2013-08-26 00:00
수정 2013-08-26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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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건 ‘코드감사’ ·인사갈등설 겹쳐 중립성 훼손논란

감사원이 양건 감사원장의 사의표명 이후 정치적 중립성 및 독립성 논란에 휘말린 가운데 26일 성용락 수석 감사위원을 대행으로 한 과도 체제가 출범한다.

양 감사원장은 이날 오전 감사원에서 이임식을 갖고 원장직에서 물러난다. 이에 따라 성용락 수석 감사위원은 후임 감사원장이 임명될 때까지 감사원장직을 맡게 된다.

감사원장 공석 사태는 이전에도 몇 차례 있었다.

가장 최근에는 이전 정부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2010년 9월16일 김황식 감사원장을 총리로 내정한 뒤 같은해 12월31일 정동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후임 감사원장으로 지명했지만 이듬해 1월12일 도덕성 논란에 휩싸이며 자진사퇴하면서 공석 사태가 빚어졌다.

이후 이 전 대통령은 양건 현 원장을 2월16일 내정했고, 양 원장은 다음 달 10일 국회로부터 임명 동의를 받아 무려 6개월간 감사원장 공석 사태가 이어졌다.

그러나 이번에는 감사원장 공석 사태가 그리 길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무엇보다 박 대통령이 후반기 국정운영을 앞두고 공직기강 확립을 누차 강조해왔고, 공직기강 확립에는 감사원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만큼 수장의 자리를 그리 오래 비워두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어서다.

공공기관장 인사가 취임 6개월이 넘도록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점도 감안해야 할 부분이다.

이런 가운데 양 감사원장 사퇴를 계기로 헌법에서 독립성이 보장된 감사원의 정치중립이 이 정부 들어서도 도마 위에 올라간 것이 청와대를 비롯한 여권으로서는 부담이 되고 있다.

당장 헌법에 보장된 임기 1년7개월을 남겨둔 채 물러나는 것은 경위야 어찌됐든 또 한번의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기는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또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임명한 양 감사원장의 ‘오락가락한’ 처신이 감사원을 정치외풍의 복판에 서게했다는 비판이 감사원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박 대통령의 ‘재신임’을 얻어낸 양 감사원장이 박 대통령이 주목한 복지전달체계에 대한 점검과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가 관심을 가졌던 한식세계화 사업 등에 대한 감사 결과를 잇따라 내놓으면서 ‘코드감사’ 논란에 휘말렸다.

특히 ‘대운하’를 염두에 두었다는 결과를 끌어낸 4대강 감사결과는 감사번복 논란을 빚으며 큰 파장을 낳았다.

양 감사원장은 이 때부터 여권 전체와 갈등을 빚게된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친이(친이명박)계가 배신감을 토로하며 ‘정치감사’를 주장하고 나섰고 심지어 감사위원 출신의 황우여 대표를 비롯한 여권 지도부도 일제히 3차례의 감사가 결과를 달리한 점을 지적하며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렇다고 청와대가 이 결과를 반긴 것도 아니었다. 비록 박 대통령이 감사결과에 힘을 싣기는 했지만 ‘정치·코드감사’ 논란이 빚어진 상황을 부담스러워 한 것이 청와대의 대체적 기류였다.

양 감사원장이 감사원 고위간부와 4대강 감사결과 발표를 전후해 갈등을 빚었다는 소문이 나온 것이나 청와대와의 소통이 원할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도 이 즈음이었다.

여기에 양 감사원장이 청와대와 인사갈등을 빚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도 감사원의 정치중립 논란을 더욱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가 공석인 감사위원 자리에 대선과 인수위에서 함께 일한 장훈 중앙대 교수를 밀었지만 양 감사원장이 ‘정치적 중립’에 어긋난다는 점을 내세워 반발하다 사표를 냈다는 의혹을 한 언론이 제기한 것.

하지만 이런 논란에 대해 양 감사원장은 침묵을 지키고 있고 청와대는 사면초가에 빠진 양 감사원장이 ‘출구전략’ 마련을 위한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며 불쾌해하는 기색이다.

아무튼 청와대가 향후 장훈 교수를 감사위원으로 임명할 경우 감사원의 독립과 정치적 중립 논란은 확대재생산될 전망이다.

야당은 이미 “헌법에 보장된 감사원의 독립성이 무참히 훼손됐다”며 공세를 펼치고 있다.

실제 이명박 정부 당시에도 17대 대선 당시 한나라당 클린정치위원회 BBK팀장을 맡았던 은진수 변호사를 감사위원으로 선임한 것을 놓고 여야 간에 정치적 중립성 공방이 벌어진 ‘선례’가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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