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개정 안이뤄진 예산안 심사는 불법행위”
새누리당의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단독처리와 관련, 민주당은 이번 주에도 고강도 대여투쟁을 이어갈 태세다.당 지도부는 황 후보자 인준안 처리 과정에서 드러난 ‘전략 부재’ 등의 비판으로 사면초가에 몰린 만큼 반전의 모멘텀을 찾기 위해서라도 일단은 강공 드라이브를 이어가려는 분위기다.
이미 김한길 대표가 “직을 걸고 투쟁을 이끌겠다”며 배수진을 친 이상 소속 의원들도 결연한 의지를 다지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새누리당 소속인 이군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이 2일 예결위 전체회의를 열어 새해 예산안을 직권상정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불난 데 기름을 부은 형국이 됐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1일 ‘2014년 민주당 예산안 심사’ 회의에서 “’불통’ 대통령과 ‘종박(從朴)’ 새누리당의 야당무시 일방통행이 계속되면 민주당의 저항은 멈출 수 없다”며 의사일정 보이콧 방침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예결위 소속 민주당 간사인 최재천 의원도 “새누리당은 얼마 전까지 준예산을 이야기하더니 이제는 예산안 단독 상정을 이야기한다”면서 “예산안을 단독 통과시키겠다는 것은 의회주의를 파국으로 몰고 가는 반민주적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새누리당의 단독 예산안 상정은 심각한 국회법 위반이라는 점에서 즉각 중단할 것을 경고한다”며 “새누리당은 부정선거와 날치기 등 시대착오적 역사 퇴행 행위로 역사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세목 또는 세율과 관계있는 법률의 제정 또는 개정을 전제로 미리 제출된 세입예산안은 심사할 수 없다’고 규정한 국회법 84조에 따라 아직 관련법 제·개정이 이뤄지지 않은 예산안까지 심사하는 것은 불법행위라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아울러 민주당은 황 후보자 인준안 상정과 표결을 강행한 강창희 국회의장에 대한 사퇴촉구결의안을 2일 제출키로 했다.
’인사와 관련된 의안에 대해 국회 관례상 토론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국회 사무처의 유권해석에도 문제가 있다고 보고 이를 바로잡을 법적 조치를 강구 중이다.
또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자격 논란에 관해서도 문 후보자가 법인카드를 사용한 업소가 미성년자 접대부를 고용한 사실을 공개하는 등 공세를 이어갔다.
민주당은 여권과의 대립각을 더욱 날카롭게 세우고 있지만 뾰족한 투쟁 수단이 마땅히 없다는 점에서 고민이 크다.
이 때문에 지도부는 전날 저녁 한자리에 모여 대책을 논의했지만 뚜렷한 결론을 도출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도 이날 일정을 잡지 않고 정국 구상에 전념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쟁방향을 지도부에 위임해달라고 한 상황에서 2일 예정된 정책의총 전까지 명확한 대응방안을 제시하지 못하면 리더십 부재에 대한 비판과 함께 의원들의 불만이 쏟아질 것이 불 보듯 뻔해 지도부의 고민은 깊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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