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신년회견, ‘불통 향배’ 가늠할 리트머스지

朴대통령 신년회견, ‘불통 향배’ 가늠할 리트머스지

입력 2014-01-05 00:00
수정 2014-01-05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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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원년 ‘불통 부담’ 해소주목…형식·내용이 좌우지난주 김기춘 ‘세 문장 회견’ 논란 잠재울지도 관심

박근혜 대통령이 집권 2년차인 2014년 갑오년을 맞아 신년 기자회견 등을 계기로 그동안의 ‘불통’ 논란을 딛고 국민 및 여야 정치권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

”가장 억울한 부분”이라는 청와대의 ‘반박’에도 불구하고 집권 1년간 박 대통령에게 가장 자주 따라붙은 ‘불명예스런’ 수식어는 불통이었다는 게 대체적 평가여서다.

새 정부 첫 인사인 윤창중 대변인 임명을 비롯한 조각(組閣) 인선부터 정부조직법 갈등 당시 ‘타협없는 외길승부’, 그리고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과정에서 “나와는 무관하다. 재판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고 강조한 모습은 소통이나 대화를 외면한게 아니냐는 비판이 적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지난해 12월 기자들과 만나 공기업 개혁을 둘러싼 논란을 거론하며 “국민 전체에 더 큰 이익이 돌아가게 하는 것을 방해하고 욕하는데 그것도 불통이라면 자랑스러운 불통”이라고 말했다가, 여론의 호된 질타를 받은 것도 이 같은 인식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다만 박 대통령이 이런 여론을 감안해 새해에는 조금씩 변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박 대통령은 6일 오전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국정운영 구상을 밝힌 뒤 기자들의 질문에 응답하면서 국민이 궁금해하는 점들을 ‘가감없이’ 설명할 방침이다.

취임 직후인 작년 3월초 정부조직법 표류와 관련한 ‘일방통행식’ 대국민 담화 이외에는 기자회견이나 간담회처럼 국민을 상대로 대통령의 생각을 밝힌 기회가 없었다는 점에서 이번 기자회견은 “국민과 더 소통하겠다”는 신호가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다음날인 7일에는 새누리당 소속 155명 전원과 원외(院外) 당협의원장 100여명 등 총 260여명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해 저녁식사를 함께한다.

새해 인사 성격을 띤 행사지만, 여당 내에서조차 박 대통령이 당과 소통하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나왔다는 점에서 ‘소통’의 연장선상으로 보인다.

지난 1년간 꽉 막혀 있었던 야당과의 관계는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지난 3일 신년인사회를 맞아 대표 취임 이후 처음 청와대를 방문한 것을 계기로 지난해보다는 좀 더 ‘소통’의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지 않느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청와대 신년인사회에서 “지난 10개월간 국정운영은 2인3각, 3인4각 경주와 같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언급한 것도 소통의 중요성에 방점을 찍었다는 해석을 낳았다.

다만 박 대통령이 ‘진정한 소통’을 보일지는 여전히 미지수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지난 2일 긴급 기자회견에서 언론에서 계속된 개각설을 달랑 세 문장으로 부인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브리핑장을 떠난 것을 보면서 새 정부의 소통방식이 다시 입방아에 올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년기자회견이 가늠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박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쟁점이 되거나 여야간 시각차가 현저한 사안에 대해 어떤 인식을 보여주느냐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또 소통의 실천 여부는 향후 박 대통령이 가장 낮은 점수를 받고있는 분야의 하나인 ‘인사’에서 탕평·통합을 위한 어떤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상당부분 달렸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박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이나 청와대 오ㆍ만찬 등 소통의 장(場)을 마련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지만 중요한 것은 내용과 형식”이라며 “김기춘 실장과 같은 그런 브리핑은 소통이 아닌 ‘통보’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신년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주장만을 강조할 게 아니라 자신의 생각이 민심과 괴리가 있다면 이를 좁히겠다는 의지를 밝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인사에서도 민심이 수긍할 수 있는 인물을 기용하는 것이 소통의 실천”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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