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비방 중단 제안’ 근거로 내세운 ‘6·4합의’는

北 ‘비방 중단 제안’ 근거로 내세운 ‘6·4합의’는

입력 2014-01-17 00:00
수정 2014-01-17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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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6일 우리 정부에 상호 비방·중상 중단 등 ‘중대제안’을 하면서 근거로 제시한 ‘6·4 합의’는 지난 2004년 남북이 우발적 충돌 방지 등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해 마련한 합의서다.

이는 2004년 2월 제13차 남북장관급회담에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완화와 상호 신뢰구축을 위해 군사당국자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한 뒤 그 후속조치로 열린 두 차례의 장성급 군사회담을 통해 도출됐다.

이 합의서의 정식명칭은 ‘서해 우발적 충돌 방지와 군사분계선 지역에서의 선전활동 중지 및 선전수단 제거에 관한 합의서’로 4개 조항을 담고 있다.

핵심 조항인 2조는 그해 6월 15일부터 ▲함정들이 서로 대치하지 않도록 철저히 통제 ▲상대측 함정과 민간 선박에 대해 부당한 물리적 행위 금지 ▲불법조업 선박의 동향 관련 정보 교환 ▲쌍방 통신 연락소 설치 등 서해상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한 6개 조치들을 시행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이는 한반도 긴장완화의 1단계 조치로 1999년과 2002년 두 차례 무력충돌이 발생한 서해상에서 우발적 충돌 방지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한국 정부의 입장에 북한이 인식을 같이하면서 나왔다.

군사분계선 지역 선전활동 중지 조치를 규정한 3조는 ▲6·15부터 모든 선전활동 중지 ▲8·15까지 모든 선전수단을 3단계로 나누어 제거 ▲선전수단 재설치 및 선전활동 재개 금지 등을 담고 있다.

이 부분은 군사분계선 지역에서 상대방을 자극하는 선전을 중지하고 그 수단을 제거하는 것이 절박한 문제라는 북한의 주장을 한국이 수용하고 구체적 방안을 제시함으로써 합의됐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는 선전 수단을 철거하고 당국 차원의 대북 선전 활동을 중단했다. 이후 민간에서 대북 전단을 살포할 때도 이 합의를 근거로 자제를 권고했다.

그러나 2010년 3월 천안함 사건이 발생함에 따라 우리 군은 그해 5월 24일 6년 만에 군사분계선 지역에서 대북심리전 방송을 재개하고, 이후 대북 전단도 살포하는 등 대북 심리전을 강화했다.

국방부는 천안함에 대한 어뢰공격은 ‘상대측 함정에 대해 부당한 물리적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6·4 합의서 제2조2항을 결정적으로 위반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북한은 2010년 5월 24일에 이어 2011년 2월 남측 대북 심리전의 발원지를 조준 격파사격하겠다고 통고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앞서 북한은 서해 북방한계선(NLL) 해상에서 불법 조업을 하는 중국 어선에 대한 정보교환 불이행, 동·서해 남북관리구역을 연결하는 군 통신망 불가동 등 2008년 5월부터 사실상 합의사항을 준수하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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