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北 변화할 수밖에 없는 환경 만들어야”

朴대통령 “北 변화할 수밖에 없는 환경 만들어야”

입력 2014-01-21 00:00
수정 2014-01-21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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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서 정상회담서 ‘北 남북관계 개선’ 주장에 “진정성 느끼기 어려워”

스위스를 국빈방문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북한이 스스로 변화해야겠지만 스스로 변화하지 못한다면 그렇게 변화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밝혀 주목된다.

’대북 압박’에 방점이 찍힌 듯 보이는 이러한 언급이 북한의 최근 잇단 ‘유화공세’의 와중에 나온 것이어서다. 박 대통령은 이날 스위스 수도 베른에서 디디에 부르크할터 스위스 대통령과 한 정상회담에서 “최근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을 내세우고 있으나 진정성을 느끼기 어렵다”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주철기 청와대 외교수석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무엇보다도 북한 지도부가 핵을 포기하는 전략적 결단을 내리는게 중요하다”며 북한의 자발적 핵포기를 주문했다.

또 “스위스가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 등을 규탄하고 안보리 대북제재 이행 등 국제사회의 대북공조에 적극 동참해오고 있는 점을 평가한다”며 “스위스가 매년 북한과 정치대화를 개최하고 대북지원을 해나가는게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박 대통령이 북한의 관계개선 요구에 “진정성을 느끼기 어렵다”고 하면서 ‘외력’에 의한 북한 변화의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최근 북한의 잇단 움직임에 실망감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즉 최근 북한의 상호비방과 중상, 군사 적대행위의 전면중지 등의 제안이 진정성있는 평화제안이라기보다는 장성택 처형 후 북한내 동요와 외부의 싸늘한 시선을 분산시키고 추후 남북관계가 악화할 때를 대비한 일종의 명분쌓기라는 판단을 했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에 관한 이러한 자신의 인식을 국내외에 알리는 좋은 상대로 스위스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스위스가 북한과의 채널을 유지하고 있는 서방의 몇안되는 나라이어서다.

스위스는 1953년 정전협정 이래 판문점 중립국감독위원회에 대표를 파견해왔으며 1974년 북한과 수교한 뒤 서방국가로는 첫 대사관을 개설, 북한과의 채널을 유지해왔다.

박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반도신뢰프로세스와 동북아평화협력구상에 대한 부르크할터 대통령의 지지를 끌어냈다. 부르크할터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에 대한 적극적 지원의사를 감추지 않았다.

실제 부르크할터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한다든가, 핵실험을 한다든가, 로켓미사일 실험을 할 때마다 강력히 규탄했다”며 “스위스는 북한과 대화채널을 갖고 있는 몇 안되는 국가로 결정적 순간이 온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박 대통령이 북한이 스스로 변화할 가능성에 기대를 완전히 접고 전적으로 대북압박의 ‘채찍’만을 사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은 아니라는게 정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비록 신년 기자회견의 ‘통일대박론’에 이어 박 대통령의 언급이 북한 변화를 압박하는데 다분히 무게가 실린 것으로는 해석될 수 있으나 이러한 입장이 대체로 박 대통령의 대북구상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범주에 있기 때문이다.

신뢰프로세스는 ‘북한이 스스로의 변화를 통해 도발과 타협의 악순환을 끊어야 하며, 이를 위해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의 변화 유도를 위해 긴밀히 공조하겠다’는 것이 골자이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7월 프랑스 언론과의 회견에서 “나는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하면서 북한이 변화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고 북한의 변화를 토대로 남북 간에 신뢰를 쌓아나면서 공동발전의 토대를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고, 지난해 11월 영국 국빈방문에서도 “한국 정부는 힘이 들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인내하면서 북한의 변화를 유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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