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절충안 채택 무산되자 여야 정치공방 재개
오는 7월 기초연금제의 시행을 위해 이달 중 국회 본회의를 열어 기초연금법 제정안을 처리하려던 계획이 일단 무산됐다.새정치민주연합은 28일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최근 새누리당이 제안한 ‘기초연금 절충안’의 수용 여부를 논의했으나 찬반이 엇갈려 결론을 내지 못했다.
절충안은 기초연금을 국민연금 가입 기간과 연계해 소득 하위 70% 노인에 월 10만~20만원을 차등 지급하되, 가입 기간이 긴 저소득층 12만 명은 무조건 최고 액수(20만원)를 주는 방안이다.
의총에서는 소득 연계 요구 등이 반영된 만큼 절충안을 수용해 ‘야당 책임론’을 피해야 한다는 의견과 소장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기존 당론 고수 의견이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소속 의원 130명의 의견을 모두 수렴하고 대국민 여론조사도 시행해 당론 채택 절차를 다시 거치기로 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정쟁을 자제해온 여야는 이날 새정치연합의 기초연금 당론 채택 불발을 계기로 정치 공방을 재개했다.
새누리당은 “새정치연합이 불효를 저질렀다”며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강은희 원내대변인은 전날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가 기자회견에서 이달 중 민생법안 처리 필요성을 밝힌 점을 언급, “기초연금법이 처리되기만을 염원하는 어르신들을 또 실망시키는 불효를 저지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 원내대변인은 “새정치연합은 더는 무책임한 선동과 왜곡으로 어르신들을 우롱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희생자를 애도하고 가족을 위로하는 마음으로 민생을 살리는 법안 처리에 협조해주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은 성명을 통해 “세월호 사고로 죄 없는 어린 학생들이 희생된 국민적 슬픔이 가시지 않은 지금 아직도 새정치연합은 기초연금의 발목을 잡아 어르신들까지 어렵게 만들고 있다”면서 “어르신의 노후와 미래 세대의 부담을 걱정한다면 5월2일에라도 절충안을 수용하고 처리에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세월호 사고 책임에서 벗어나려는 의도적 정쟁 유발”이라고 반격했다.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의견 수렴 과정이 실패로 끝난 게 아니라 더 심도 있는 절차를 거치는 것”이라며 “새누리당이 세월호 사고 책임에서 벗어나 보려고 의도적으로 정쟁을 유발하는 것으로, 국민이 이를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새누리당은 야당을 자극하고 정쟁을 유발해 ‘야당의 발목 잡기 탓에 기초연금을 드릴 수 없게 됐다’는 선거용 프레임을 만들려는 게 아닌지 의심받을만한 행태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새정치연합 초·재선 의원모임인 ‘더 좋은 미래’는 성명에서 “노인, 청·장년층, 연금 성실가입자를 차별하는 기초연금 수정안에 반대한다”면서 “계획대로 7월부터 연금을 지급하려면 기초노령연금법을 개정해 차별 없이 기초연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