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증인채택·세월호법 이견으로 우여곡절 끝 좌초
여야 합의로 특위를 새로 구성해 재가동할 수 있지만 여야 지도부는 이 방안보다는 특위에서 미진했던 부분은 세월호 특별법에 따라 구성될 진상조사위로 넘겨 조사하게 한다는 방향으로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진상조사위도 청문회를 열 수 있고, 올해 국정감사에서 관련 상임위들은 주로 세월호 참사에 집중할 것인 만큼 ‘중복 청문회’를 피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29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세월호 국조특위 기간 연장과 관련, “앞으로 국정감사도 시작해야 하는데 청문회까지 열리면 중복될 수 있어 상황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도 기자간담회에서 “오늘 중 본회의가 열려서 국정조사 계획서 변경이 이뤄져야 하는데 현재는 난망한 상황이다. 따라서 내일이 끝나면 특위도 해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영록 원내수석부대표도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기간을 연장하면 좋은데 사실 어렵게 됐고, 다시 의결해서 국조 특위를 재설치해야 하는데 그 부분이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오히려 진상조사위가 잘 구성되면 그쪽에서 일하도록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만 여야 국조특위 위원들은 여야 원내대표 합의만 이뤄진다면 9월중에라도 청문회를 진행할 수 있다는 원칙적 입장을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특위 여당 간사인 조원진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우리는 줄곧 특위와 특별법을 분리해 청문회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면서 “여야 합의하에 청문회를 위한 원포인트 국회를 열어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야당 간사인 새정치연합 김현미 의원도 기자회견을 열고 “여야 대표가 합의해 2차 국정조사에 대해 본회의에서 합의만 하면 바로 청문회를 할 수 있다”면서 “새누리당에서도 9월에 청문회를 할 수 있다고 했으니 증인문제가 합의되면 청문회를 하고 국정조사 활동을 마무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야는 특위 활동이 어정쩡하게 종료된 것을 놓고는 상대방에 책임을 돌리며 공방을 벌였다.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수없이 특위 활동시한을 연장하고 하루빨리 청문회를 하자고 여러 차례 촉구했지만 (새정치연합이) 학업에 뜻이 없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고 비판했다.
반면 새정치연합 김영록 수석부대표는 “새누리당이 이런 것을 노려서 세월호 특별법 협상에 제대로 응하지 않은 것”이라고 맞받았다.
◇ 지리한 증인채택 샅바싸움…시작부터 ‘좌초’ 예견 = 국조특위 활동의 실패는 시작부터 예견됐다.
지난 5월 말 구성된 특위는 첫 일정인 진도 팽목항 방문부터 여야 간 불협화음을 내며 ‘반쪽짜리’로 시작했다.
대상기관 보고도 여야 모두 7·30 재·보선을 의식해 샅바싸움을 벌이다가 한동안 공전 끝에 6월30일에야 시작했고, 국정조사의 ‘하이라이트’인 청문회는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등 핵심 증인 채택을 두고 팽팽한 줄다리기만 하다 몇 차례 연기끝에 결국 무산됐다.
다만 대상기관보고 과정에 정부의 세월호참사 초동 대응에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은 성과라면 성과다. 하지만 이마저도 여야 정쟁에 묻혀 퇴색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초라한 성적표에 대해 특위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은 “이유야 어떻든 청문회도 못하고 제대로 마무리를 못해서 국민에게 죄송하고 송구스럽다”며 “국민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정치권이 다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최민희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정치권이 뭐 하나 딱 부러지고 야무지게 처리하지 못해 세월호 희생자 가족과 국민께 죄송하고 안타깝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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