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정의장에 법안상정 요구” vs 野 “대통령, 방미전 입장 밝혀야”
꽉 막힌 세월호법 정국이 야당의 내부 갈등으로 더욱 꼬여만 가고 있다.여야의 세월호법 재협상이 접점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 협상의 한 축인 새정치민주연합이 임시 지도부 구성 문제로 극심한 내홍에 휩싸이면서 파행 정국에 더 큰 암운이 드리워진 형국이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12일 새정치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주말까지 계속 협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박 위원장이 비상대책위 인선 문제로 당내 강경파 공격의 ‘표적’이 되면서 입지가 크게 좁아지는 바람에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
위기에 빠진 박 원내대표가 앞으로 대화 테이블에 계속 나와 협상을 제대로 해 나갈 수 있을지, 여야 합의가 도출되더라도 그 결과물을 당내에서 추인받을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현재로선 협상이 계속될 가능성과 합의문이 나오더라도 야당에서 인준될 가능성 모두 이전보다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원내다수당인 새누리당은 ‘단독 국회’ 운영 문제를 본격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앞서 압박 차원에서 밝혔던 15일 본회의 강행 계획은 사실상 접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늦어도 오는 26일에는 본회의를 단독으로라도 열어 본회의 계류 법안 91개를 처리한다는 방침을 내부적으로 세웠다.
26일은 정의화 국회의장이 국회 운영위원회에 보낸 협조 공문에서 제시한 본회의 개최 예정일이다.
새누리당으로선 법안 상정이 국회의장의 고유 권한인 만큼 정 의장이 제시한 날짜에 ‘단독 본회의’ 일정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정 의장과 야당을 상대로 여야가 이미 합의한 민생법안과 세월호법의 분리 처리를 압박하며 단독 국회 운영에 대비한 사실상의 사전 정지작업에 들어갔다.
새누리당 주호영 정책위의장은 주요당직자회의에서 “국회법 76조에 따르면 의장이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많은데 적극적으로 행사해 이 상황을 돌파하기를 강력히 바란다”면서 “의장에게 본회의에 계류된 법안의 상정을 문서로 강하게 요구하고 절차를 밟아가겠다”고 말했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세월호법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을 거듭 촉구하는 데 주력했다.
박영선 위원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통령이 방미하는 9월 21일 이전에 세월호 특별법 협상이 타결돼야 한다”면서 “세월호법이 표류하고 유가족이 노숙하는 상황에서 전 세계인에게 무슨 말을 하실 수 있겠느냐. 방미 전에 대통령이 세월호법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