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금강산, 5·24조치 등 별도회담 가능성’격’ 문제로 무산된 장관급 회담 재가동 방안도 거론
정부는 2차 남북 고위급 접촉이 순조롭게 개최될 경우 분야별 회담으로 대화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남북 이번엔 손 놓지 않을까
2014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차 인천을 방문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지난 4일 인천 남동구 영빈관에서 한국 측 관계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왼쪽부터 류길재 통일부 장관,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김규현 국가안보실 1차장. 오른쪽부터 최룡해 북한 노동당 비서,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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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이달 말에서 다음달 초에 열릴 2차 고위급 접촉에서는 일단 포괄적 차원에서 남북이 서로 제기하는 현안을 두루 짚어본 뒤 구체적 해법은 분야별 후속회담에서 논의를 이어가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차까지 이어지게 된 고위급 접촉 채널은 지난 2월 북한 국방위원회의 제안을 우리측이 수용하면서 처음 도입된 것이다.
1차 접촉 때 우리측에서는 김규현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이 수석대표로 나섰고, 북측에서는 원동연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이 ‘국방위원회 대표단’ 단장 자격으로 나왔다.
고위급 접촉은 과거 우리 통일부와 북한 통전부로 이어지는 이른바 ‘통-통 라인’ 대신 청와대와 북한 국방위원회라는 양측의 최고 권력기구 간의 직접 소통에 더욱 가까운 형태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하지만 경제·환경 분야 협력, 군사적 적대관계 해소, 이산가족 등 인도적 문제 해결, 사회·문화교류 확대 등 산적한 남북 간 현안의 구체적 해법을 논의하기에는 기존의 고위급 접촉 대화 틀이 제한적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남북 간에는 우리측이 제기할 이산가족 상봉 등과 관련한 근본적 문제 해결과 북측이 제기할 것으로 예상되는 5·24 조치 해제, 금강산 관광 재개 등 여러 현안이 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남북관계 복원 작업은 현 고위급 접촉의 틀로 하되 과거 경협추진위, 국방장관 회담, 적십자 회담, 금강산 관광 재개나 개성공단 발전 실무회담 등을 다양하게 열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측에서 통일부 장관이 회담 대표로 나서는 과거의 남북 장관급 회담 을 재가동시켜 수석대표의 격을 한 단계 올리는 방안도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다.
과거 남북은 장관급 회담을 주된 당국 간 협의체로 두고 큰 틀의 협력 방안을 모색하면서 분야별 협의체를 운영한 바 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도 8일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것(고위급 접촉)은 남북관계의 돌파구라 할까, 막힌 국면을 뚫는 데 목적이 있는 접촉·회담이기 때문에 이것이 이뤄지고 나면 본격 협상 국면에서는 통일부가 전면에 나서서 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해 개성공단 재가동 협상 과정에서 남북이 장관급 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가 수석대표의 ‘격’을 놓고 회담이 무산됐던 전례가 있어 향후 장관급 대화 복원은 민감한 문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시 우리측은 통일부 장관의 상대가 북한의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북측은 과거 남북관계의 전례대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고위 간부가 ‘내각 참사’ 자격으로 나갈 것이라고 고집했다.
북한 내각에 대남 전담기구가 없는 상황에서 앞으로 이 논란을 잠재울 근본적 해법을 찾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남북이 관계개선 방향을 모색해가는 현 시점에서 굳이 분란을 일으킬 수 있는 장관급 회담 격상 얘기를 꺼낼 필요는 없다는 목소리도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이상적으로는 남북관계 전문 집단인 통일부가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남북관계에서 청와대가 실제 권한을 도맡은 현재의 구도에서는 현재 고위급 접촉의 틀을 유지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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